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긴축'에 움츠린 서학개미, 해외서 9조 뺐다

연초이후 해외주식자산 -7.2% '사상최대'

나스닥·다우지수 폭락에 연일 투매

美주식 보유액 19일새 42억弗 급감

국내 주식형펀드 유입은 2배 늘어





미국 증시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인 이른바 ‘서학개미’ 이모 씨는 최근 아침에 눈 뜨기가 겁난다. 뉴욕 증시가 연일 하락하는 탓이다.

뉴욕 증시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공포로 연초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면서 덩달아 서학개미의 투자심리(투심)가 급격히 얼어붙고 있는 것이다. 이씨는 “잠자리에 들기 전에 외신을 보면 나스닥이 2% 이상 오른 걸 보고 웃음 띈 얼굴로 누웠는데, 아침에 일어나 급락했다는 소식을 접하면 하루의 시작이 너무나 우울하다며 최근 이 같은 불안이 반복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많다”고 했다.

연초 서학개미의 잠 못 드는 밤이 이어지고 있다.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예상 이상의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두려움이 뉴욕 증시 전반을 지배하는 가운데 빅테크 기업의 실적이 기대를 밑돌면서 투심을 냉각시키기 때문이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21일(현지 시간) 기준 주간 하락폭은 다우 지수 4.6%, S&P 500 지수 5.7%, 나스닥 지수 7.6%로 각각 집계됐다. 나스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020년 3월 이후 최대폭 하락이다. S&P 500 지수도 2020년 9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수직 추락 나스닥, 긴축 공포에 ‘발 빼는 서학개미’=이런 탓에 서학개미가 해외주식에 급속히 발을 빼는 분위기다. 2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월 3일에 1,035억8,400만 달러(123조5,000억 원)에 달하던 해외주식 보관액이 지난 20일에는 960억4,600만 달러(114조5,000억 원)로 75억3,800만 달러(9조 원) 넘게 줄었다. 보관액 감소 폭은 7,27%로 2011년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래 사상 최대 규모다. 예탁결제원 관계자는 “나스닥을 포함해 미국의 주요 지수가 지금보다 10% 이상 더 떨어질 것이라는 먹구름 전망이 잇따르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해외주식 시장, 특히 미 증시에서 서둘러 빠져나오는 것 같다”며 “연초 20여일 간 보관액 감소 폭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서학개미의 투자심리가 쉽기 풀리지 않는다면 매도세는 더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미 떠나는 개미들 연일 투매…19일 만에 42억 달러 급감=지난 19일(현지시간) 기준 국내 투자자들이 보유한 미국 주식은 635억 달러(약 75조7,00억 원) 수준이다. 지난해 12월까지만 해도 677억7,800만 달러어치로 평가되던 서학개미의 미국 주식 보유액이 19일 만에 42억달러(6.3%)나 감소한 것이다. 미 증시를 떠나고 있다는 의미다. 이 같은 미국 주식 보유액 감소 폭은 월간 최대 낙폭을 뛰어넘는 사상 최대 규모다. 서학개미의 미 주식 보유액이 급감한 배경에는 연준의 ‘유동성 회수’ 기조 여파가 크다. 팬데믹 기간 동안 풀린 막대한 규모의 통화를 회수하기 위해 연준이 테이퍼링 조기마감, 기준금리 인상 등을 시사하자 시장이 성장 모멘텀을 잃고 고꾸라진 셈이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금리 변화를 이유로 기술주가 하락을 주도한 가운데 오미크론 우려로 실적 부담도 확산하고 있다”며 “앞으로 미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는 것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연일 개인 투자자들의 투매에 나서고 있다”고 했다.

◇미 증시 베어마켓 진입…국내로 눈 돌리는 서학개미=미국의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수석 시장 전략가 마이크 윌슨은 20일 보고서에서 “나스닥을 포함해 미국의 주요 지수가 지금보다 10% 이상 더 떨어질 것”이라며 “기업 실적이 이미 둔화되고 있어 금리 인상으로 더욱 악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고점 대비 이미 10% 이상 주가가 하락하는 등 속도 문제일 뿐 나스닥이 베이마켓 진입했다는 게 미 증시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미 증시의 하락세가 빨라진 덕분에 서학개미 관심이 국내로 돌아서는 양상이 감지되고 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들어 국내 상장 해외주식형 펀드(ETF)는 1조3,700억 원 증가하면 펀드 상품군 가운데 가장 많이 늘었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4,598억 원) 보다 2배 이상 급증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술주·성장주들은 하락장에서는 성장 모멘텀을 잃고 더 빠르게 추락할 위험이 크다”며 “개인 투자자들이 미 증시에서 국내를 눈을 돌리는 움직임이 강해질 수 밖에 없다“고 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