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이 올해 주요 신(新)사업 중 하나로 에너지저장장치(ESS) 통합 솔루션 사업을 추진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전기차 시장보다 ESS 시장의 성장세가 더욱 가파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관련 사업에 힘을 싣는 것으로 분석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0일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주요 신사업으로 △ESS 통합 솔루션 사업 △배터리 생애 주기 서비스(Baas) △배터리 재사용·재활용 등 세 가지를 제시했다. ESS 시스템 통합 사업이란 발전사 등을 대상으로 ESS 공급부터 설치까지 통합적인 시스템을 제공하는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일본 NEC그룹의 ESS 사업 부문인 NEC에너지솔루션즈를 인수하며 시스템 통합 역량을 확보했다. 북미를 중심으로 사업을 추진해온 NEC에너지솔루션즈는 전 세계에서 140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펼쳐왔다. 빅데이터를 접목해 ESS 통합 솔루션을 보다 고도화하겠다는 것이 LG에너지솔루션의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에너지 밀도나 무게에서 단점이 있지만 안전성과 비용에 장점이 있어 ESS용으로 LFP 배터리를 도입할 가능성이 높다. 더 나아가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를 ESS용으로 재사용하는 기술이 확산되면 LG에너지솔루션의 ESS 사업 경쟁력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LG에너지솔루션이 ESS 분야에 힘을 싣는 것은 ESS 시장 성장세가 전기차보다 가파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올해 세계 전기차 시장 성장률은 전년 대비 48%(EV볼륨스)로 추정되는 반면 ESS 시장 성장률이 같은 기간 71%(우드맥킨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ESS 배터리 시장 규모는 2026년까지 약 1060억달러(약 12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ESS 시장의 성장성을 보고 다른 기업들도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최근 650억원 투자를 통해 바나듐이온 제조업체인 스탠다드에너지의 지분 15%를 인수하며 ESS 시장 공략에 나섰다. 바나듐이온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와 달리 물 기반 전해액을 사용해 발화 위험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한 배터리다. 높은 안정성과 뛰어난 내구성을 바탕으로 고효율, 고출력이 가능하며 산업용, 가정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장이 기대되는 ESS의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2011년부터 바나듐, 아연흐름전지 등 ESS용 2차전지 소재를 연구해왔으며 2019년부터는 바나듐이온 배터리용 전해액 사업을 준비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물류 차질로 지연됐던 다수의 ESS 프로젝트가 재개될 조짐인 데다 유럽·미국을 중심으로 친환경 에너지 관련 인프라 투자가 지속되고 있어 ESS 시장 전망은 밝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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