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시작된 먹거리 도미노 인상이 설 명절 이후에도 이어진다. 이미 맥주와 아이스크림, 빵 등 주요 식료품 가격 인상이 예고된 상태다. 지난해 '밥상 물가'가 1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른 데 이어 올해도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은 빠듯할 전망이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설 연휴 직후인 오는 3일부터 '테라' 캔(500m㎖) 특별가 행사를 종료하고 정상 판매에 돌입한다. 앞서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7월 테라 캔 가격을 한시적으로 편의점 기준 2700원에서 2500원으로 200원(15.9%) 인하한 바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여름 성수기부터 진행했던 프로모션을 종료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테라 캔은 편의점과 대형마트에서 카스, 오비라거와 동일한 2700원에 판매될 예정이다.
아이스크림 가격도 오른다. 롯데제과는 이날부터 '월드콘'에 대해 가격정찰제를 도입한다. 권장소비자가격은 1,500원에서 1,000원으로 낮아진다. 그러나 공급가가 오르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기존 반값 할인된 750원에서 200원 가량 뛴 900~1,000원에 구매를 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겐다즈는 파인트 가격을 편의점 기준 1만 2900원에서 1만 3900원으로 7.7% 인상한다. 빙그레는 다음달부터 '메로나'와 '투게더' 가격을 올린다. 메로나는 800원에서 1000원으로 인상된다. 빙그레가 메로나 가격을 올리는건 2016년 이후 6년 만이다.
빙그레 관계자는 "최근 국내 원유가격 인상과 국제 석유화학, 종이펄프 등 부자재 원료 가격의 상승으로 제조원가가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올라 가격 인상을 단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 아이스크림의 원재료인 원유 가격은 지난해 8월 ℓ당 926원에서 947원으로 21원 올랐다. 이는 2018년 인상폭(ℓ당 4원)의 5배에 달한다. 이밖에 해태아이스크림도 '부라보콘' 등 아이스크림 가격 인상 최종 시기를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간식 가격 부담도 늘어난다. 맘스터치는 오는 3일부터 버거와 치킨, 사이드 메뉴 등 총 37총의 가격을 최대 900원 가량 인상한다. 품목 별로 버거는 300원, 치킨은 900원, 사이드 메뉴는 100~400원 오른다. 대표 메뉴인 '싸이버거'는 단품 기준 3800원에서 4100원으로 인상된다. 앞서 롯데리아와 버거킹, 노브랜드버거도 주요 메뉴 가격을 2~4% 가량 올렸다. 파리바게뜨는 오는 9일부터 빵과 케이크 가격을 6.7% 인상한다. 이에 따라 '정통우유식빵'은 2800원에서 2900원으로 100원 오른다. '마이넘버원3' 케이크는 2만 7000원에서 1000원 인상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식료품과 비주류 음료는 5.9% 올라 2011년(8.1%)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품목별로는 우유와 치즈, 계란이 1년 전에 비해 11.4% 비싸졌다. 이는 2009년(12.6%) 이후 12년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이다. 이어 과일(10.7%), 육류(8.4%), 식용유지(7.2%), 빵·곡류(6.3%) 등도 가격이 올랐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 사태로 가격 인상을 자제했던 외식업체들이 본격적인 수익성 끌어올리기에 나서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