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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센톡톡] <4> 오태민 대표 "올해 금융위기 와도 비트코인엔 긍정적…상승 파도에 올라타라"

■ 오태민 멘델체인 대표 인터뷰

'비트코인은 강했다', '지혜의 족보' 저자

유튜브서 비트코이너와 소통하는 인플루언서

비트코인, 어디든 균형 가격…중요한 건 '지속성'

올해 금융위기 오더라도 비트코인은 유망

비트코인의 차별점은 '독보적 위상'·'단순한 시스템'

BTC 채굴은 오히려 전기 산업에 긍정적

메타버스는 큰 흐름으로 간다…대항해 시대 바다

오태민 멘델체인 대표가 지난 20일 디센터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디센터




‘오.태.민.’

비트코인(BTC)의 가치를 깨닫고 투자에 입문한 비트코이너라면 머지 않는 시점에 마주치게 되는 이름 석자다. ‘도대체 비트코인이 뭘까’라는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관련 서적을 검색하면 ‘비트코인은 강했다(2014년)’, ‘스마트 콘트랙: 신뢰혁명(2018)', ‘비트코인, 지혜의 족보(2020)’와 같은 명저의 저자로 오태민이 등장한다. 이 책들은 비트코인의 가격을 이야기 하지 않는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이 책들을 읽고나면 비트코인 투자에 대한 확신이 더욱 강해진다. 오랜 독서와 사유로 다져진 철학과 인문학의 바탕 위에서 그가 써내려간 비트코인 일대기를 읽으면 비트코이너가 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는 유튜브에서도 ‘비트코인, 지혜의 족보’라는 채널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오태민이 비트코인 투자들에게 입소문을 타면서 알려지기 시작한 것도 유튜브 채널이 먼저다. 히트곡을 낸 유명 가수의 과거 앨범이 역주행 하듯이 유튜브 채널이 주목을 받으면서 그의 책들도 다시 읽히고 있다. 유튜브 채널은 남들이 다하는 ‘썸네일’ 한번 쓰지 않고, 자막도 달지 않는 투박한 영상이지만 업로드 될때마다 수만 회의 조회수와 수백개의 댓글이 달린다. 비트코인 투자에 입문할 때 정보를 검색하다가 그를 처음 만났고, 비트코인 가격이 크게 떨어질 때마다 흔들리는 멘탈을 부여 잡기 위해 그의 채널을 다시 방문하는 비트코이너들이 많다.

그는 지난해 12월 초부터 지속되고 있는 비트코인 약세장을 어떻게 바라볼까. 비트코인의 미래는 여전히 밝은 것일까. 어느 분야이든 큰 위기가 찾아오면 해당 분야의 전문가를 찾아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이 가장 빠른 위기 극복 방법이다. 디센터는 지난달 20일 오태민 작가를 직접 만나 비트코인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유튜브 콘텐츠를 공개하기에 앞서 계속된 조정장에 힘들어하는 비트코이너들을 위해 인터뷰 내용을 기사로 먼저 소개한다. 그는 현재 대체불가능한토큰(NFT)에 유전자 정보를 넣어 자산화하는 프로젝트 ‘멘델체인’의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BTC 적정 가격 따질 수 없다…중요한 건 ‘지속성’”


오태민 대표는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BTC의 적정 가치를 평가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BTC에는 기존 금융자산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채굴’이라는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BTC의 가격은 현재 어떤 가격으로 채굴이 이뤄지고 있는지를 의미한다. 즉 BTC는 어떤 가격대에 있든지 그 가격이 균형 가격이 된다. 오 대표는 “전통 금융 전문가들이 BTC를 이해하려고 노력할 때 가장 싫어하는 부분이 바로 BTC는 어떤 자리에서든 균형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라며 “마음을 열지 않고 보면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BTC의 적정 가격이 얼마인지 따지는 것보다 중요한 건 ‘지속성’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 가격대에서 얼마나 오래 지속되고 있는가를 봐야 한다는 얘기다. 오 대표는 BTC 가격의 움직임은 로그 함수를 닮았다고 말한다. 그런 면에서 재작년 1만 달러의 장벽을 넘은 BTC의 현재 목표가는 2만 달러가 아닌 10만 달러라고 전망한다. 오 대표는 “작년 그래프를 보면 5만 달러 기준으로 올라갔다 내려갔다 반복했다"며 “5만 달러라는 심리적 장벽에 멈춰있는 것”이라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오 대표는 BTC가 4만 달러를 하방 지지선으로 삼고 10만 달러를 향해 올라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오 대표는 “BTC가 5만 달러를 치고 올라갔기 때문에 4만 달러 선이 견고하다. 4만 달러 밑으로 내려가도 금방 올라간다"며 “4만 달러 기준으로 보면 지금 거의 1년이 다 되도록 지속되며 있을 만큼 있었으니 이젠 10만 달러를 향해 가격이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22년 디플레이션 충격으로 금융위기 올 수도…BTC엔 유망한 해”


오 대표가 자신의 집 발코니에서 유튜브 방송을 진행하는 모습. 그의 유튜브 채널엔 흔한 자막하나 나오지 않는다. 그는 마이크 하나에만 의지한 채 깊이 있는 철학적 사유와 인문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구독자들과 소통한다. /사진=유튜브 채널 ‘지헤의 족보’ 캡쳐


사실 ‘BTC 10만 달러'설은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해 BTC가 7만 달러 부근을 터치하자 연내 10만 달러까지 돌파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돌기도 했었다. 오 대표는 지금 BTC가 10만 달러를 달성해도 이상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오 대표는 “오늘(20일) 그간 이상할 정도로 블록체인 관련 어떤 뉴스도 내놓지 않았던 구글이 암호화폐 사업 진출을 암시했는데 굉장히 중요한 뉴스”라며 “만약 투자자들이 이걸 중요하게 이해했으면 사실 오늘 10만 달러를 달성해야 한다. 하지만 그런 일이 안 일어났다는 건 여전히 기회가 있다는 것”이라는 생각을 밝혔다.

하지만 2022년 암호화폐 시장을 마냥 낙관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 올해 미 연준이 본격화한 기준금리 인상 움직임은 암호화폐 가격 하락을 유발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오 대표는 “현재 투자는 돈을 꿔서 투자하는 래버리지 투자가 상당수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가격이 떨어지면 빨리 유동화할 수 있는 것을 팔아서 메꿔야 하는 상황"이라며 “부동산 같이 잘 안 팔리는 자산에 비해 BTC는 바로 팔릴 수 있기 때문에 더 빨리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한편으론 올해가 BTC에 유망한 한 해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연준의 긴축재정이 디플레이션 패닉으로 이어져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를 다시 한번 초래한다면 역설적으로 BTC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BTC는 전통 금융망을 통하지 않기에 금융위기로 초래되는 은행 파산 등에서 자유롭다.

오 대표는 “미 연준의 희망대로 통제된 디플레이션이 일어나지 않을 것 같다. 2022년, 2023년엔 코로나로 인한 효과가 본격적으로 인류에 닥칠 것"이라고 전망하며 "악마 비즈니스적 생각일 수 있지만 미국 금융위기와 전세계 지정학적 위기가 온다면 BTC 가격은 올라간다”고 주장했다.


“BTC 특장점은 ‘독보적 위상’과 ‘단순한 시스템’”


BTC에 대한 오 대표의 확고한 믿음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오 대표는 다른 어떤 암호화폐보다도 BTC의 전망이 밝다고 믿는 ‘BTC 맥시멀리스트(maximalist)’ 국내 대표 주자다. 오 대표는 “개인적으로 BTC를 화폐 현상으로 본다”며 “그런 면에서 화폐금융론, 국제 법률에 더해 철학 등 인문학을 많이 공부했고 유튜브 채널에서도 그런 공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 대표가 꼽는 BTC의 차별점은 BTC가 가진 독보적 위상에 있다. 오 대표는 “BTC는 블록체인을 모두 통칭하는 강력한 포지션을 차지했다"며 "사람들이 알트코인에 투자해놓고 BTC를 투자한다고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장점은 비교적 단순한 시스템에서 나온다. 오 대표는 “시스템은 복잡계로 갈수록 더 견고해질 수 있지만, 한번 혼선이 빚어지면 파국으로 치닫기도 한다”며 시스템 단순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오 대표는 BTC에도 단순한 것이 가지는 매력이 있어 오래 버틸 수 있다고 주장한다. 오 대표는 “비행기는 비행 중에 어딘가가 고장나면 멈춰서 고치지 못해 파국으로 간다”며 “반면 자전거는 가능하다. BTC는 자전거처럼 계속해서 버그를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트코인-이더리움 개수 또는 액수 맞추는 투자 추천”


그렇지만 오 대표의 투자 포트폴리오가 모두 BTC로만 이뤄진 것은 아니다. 이더리움(ETH) 등 알트코인 투자도 하고 있다. 특히 최근 유튜브 영상에서 ETH 투자를 추천하면서 BTC 맥시멀리스트 커뮤니티에선 ‘변절자’라고도 불린다며 웃어 보였다.

ETH에 대한 오 대표의 전망은 미래의 화폐가 될 것이라 믿는 BTC와는 사뭇 다르다. 오 대표는 “BTC와 달리 ETH의 미래는 정해져 있다고 보기 어렵지만 스마트컨트랙트 플랫폼 영역에서 상당히 유리한 고지에 있는 것은 맞다”며 “BTC는 덩치가 커서 두 배 오를 때 ETH은 다섯 배 오른다. ETH을 전혀 안 갖고 있을 순 없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장소가 여의치 않을 때 그의 아들 방을 스튜디오로 사용하기도 한다. 형식보다는 내용을 중시하는 그의 성향이 드러나는 예다. /사진=유튜브 채널 ‘지헤의 족보’ 캡쳐


오 대표는 ETH의 지위를 위협할 수 있는 경쟁자로 구글을 꼽았다. ‘이더리움 킬러’를 표방하며 개발된 카르다노(ADA)와 솔라나(SOL) 등 다른 스마트컨트랙트 플랫폼은 경쟁자가 아니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오 대표는 “블록체인은 지금껏 결제 수단이 없었기에 불가능했던 무역·금융 디지털화를 가능하게 하는 무역·금융 복합망이고, BTC가 그 결제수단이 된다면 결제가 이뤄지는 플랫폼은 이더리움이 차지하려는 것"이라며 “전세계 무역, 금융, 메타버스가 만나는 엄청난 시장을 빅테크가 가만히 놔둘 리가 없다”고 분석했다.

오 대표가 가장 추천하는 투자법은 BTC와 개수 또는 액수를 맞추는 방식이다. 오 대표는 “전자는 굉장히 보수적인 투자법이라면 후자는 굉장히 공격적 투자법"이라며 "개인의 사정에 따라 그 사이에서 포지션을 어떻게 잡든지 괜찮다”고 추천했다.


“BTC 채굴은 전기 산업 효율화·전기 금융화 가능케 한다”


BTC가 늘 비판 받는 지점은 채굴 과정에서의 막대한 전력 소모량이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 조사에 따르면 BTC 채굴에 사용되는 전력은 연간 129테라와트시(TWh)가 넘는다. 아르헨티나의 연간 전력 소비량을 뛰어넘는 수치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환경오염을 이유로 지난해 BTC를 테슬라 결제수단에서 빼버리면서 '기후 악당' 오명이 더욱 강화됐다.

‘BTC 맥시멀리스트’ 오 대표의 생각은 어떨까. 오 대표는 “BTC가 전기를 사용하는 건 오히려 100% 좋은 것”이라고 단언한다. 발전소는 전력을 많이 쓸 때를 기준으로 세우기 때문에 대부분의 전기가 버려지는데, 채굴은 버려질 전기를 쓰게 하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오 대표는 “BTC 채굴은 전기 산업을 효율화하고, 전기를 금융화한다”며 “인류가 전력 생산에 좀 더 재생가능한 에너지로 옮겨가는 굉장히 어려운 협곡을 지나갈 때 BTC와 같이 전기를 시도때도 없이 소모해주는 산업이 지팡이가 돼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블록체인 통해 심리스(seamless) 디지털 세상 열려…메타버스는 대항해 시대 바다”


업계 전문가들이 새해 키워드로 꼽는 NFT와 메타버스에 대한 오 대표의 견해도 물었다. 오 대표는 “2021년은 NFT와 메타버스가 화두로 떠오른 해라면, 2022~2023년은 심화될 해”라고 표현했다.

일각의 ‘버블론’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동의했다. 오 대표는 “실제로 NFT는 생각보다 허풍이 많은 기술인데도 불구하고 시장에 잘 먹히고 있다"며 “시장의 반응이 이러니 암호화폐를 증권법으로 규제하던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당황한 것”이라고 말했다. 메타버스에 대해서도 같은 의견이다. 오 대표는 “2021년도 메타버스는 마케팅 용어”라고 주장했다.

오 대표가 2014년에 펴낸 ‘비트코인은 강했다’. 비트코이너들에게 기본서로 통하는 이 책은 한때 절판돼 도서관에서만 볼 수 있었지만, 오 대표의 유튜브 채널이 인기를 끌면서 재발간됐다.


하지만 이런 비판 의견에도 NFT와 메타버스는 무시할 수 없는 흐름인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오 대표는 “코로나 언택트 시대 활용되고 있는 메타버스 등 디지털 기술들은 1990년대 중반 인터넷이 보급될 때 인터넷으로 나왔지만 망했던 아이디어들”이라며 “인터넷이 나왔을 때부터 시작된 거대한 흐름이기 때문에 의심스럽게 볼 수는 있겠지만 큰 흐름으로 보면 가지 않겠나”고 전망했따.

특히 메타버스의 경우 디지털 혁명을 가능케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오 대표는 “디지털 세상을 심리스(seamless)하게 만드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결제 수단의 부재와 프라이버시 보호”라며 “블록체인은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블록체인에 기반한 메타버스 시대는 대항해 시대 바다처럼 다 연결된다”고 말했다.


“트래블룰 도입하면 낚시터 ‘큰 고기’들 다 빠져나가”


블록체인이 가져올 디지털 혁명 시대에 우리 정부는 잘 대비하고 있는 걸까. 오 대표는 현 정부의 규제 방향은 적절하지 않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오는 3월 도입될 트래블룰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오 대표는 “우리나라가 자금을 추적하고 싶어하는 가장 큰 이유는 세금 때문”이라며 “하지만 소득세 말고 돈을 따라가는 세금인 보유세와 상속세의 경우 진짜 돈이 있는 사람들은 트래블룰이 도입되면 거래소 바깥에서 거래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부자들이 거래소를 이용하게 해서 자금 이동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하는데 트래블룰이 도입되면 거래소 바깥으로 빠진다”며 “고기들이 오기 전에 낚시터에서 발을 동동 구르면 큰 고기들이 오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BTC는 MZ세대에게 기회…올라가는 파도 올라타라”


오 대표에게 BTC와 암호화폐는 “굉장히 고마운 존재”다. 새로운 세계에서 꿈을 꾸고 투자하고 사업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기 때문이다. 자신에게만 온 기회가 아니라는 점도 덧붙였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등 새로운 기술이 수직상승하는 시기를 경험해보지 못한 2030 MZ세대에게 블록체인은 ‘그들의 인터넷’이라는 설명이다.

오 대표는 “개인의 실력은 대동소이하기 때문에 어떤 파도에 타는지가 중요하다”며 “올라가는 파도에 타면 올라간다. BTC는 전세계가 망해도 올라가는 파도”라고 단언했다.

비트코인을 인문학적인 상상력과 결합해 써 내려간 이 책을 읽고 나면 비트코인 투자에 대한 확신이 더욱 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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