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속항원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4명 중 1명이 실제 감염되지 않은 ‘위양성(가짜 양성)’으로 나타났다. 방역 당국은 가짜 양성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신속항원검사 결과 양성 시 반드시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국은 또 ‘위음성(가짜 음성)’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마스크 착용 등 방역 수칙을 반드시 준수해달라고 당부했다.
3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광주·전남, 경기 평택·안성 등 4개 지역의 41개 선별진료소에서 지난달 26∼31일 신속항원검사에서 양성이 나온 사람 687건 가운데 그 후 진행한 PCR 검사에서도 양성이 나온 경우는 76.1%인 523건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23.9%(164건)는 PCR 검사에서는 최종 음성으로 확인됐다. 임숙영 중앙방역대책본부 상황총괄단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신속항원검사는 PCR 검사와 달리 증폭 과정이 생략되기 때문에 정확도 차이가 난다”며 “신속항원검사를 했을 때 가짜 양성과 가짜 음성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PCR 검사를 다시 해서 양성이 나왔을 때 확진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광주 등 4개 지역에서는 오미크론 변이가 빠르게 번져 새로운 검사·치료 체계를 지난달 26일부터 도입했다. 방역 당국은 이 기간 동안 4개 지역 선별진료소에서 신속항원검사 8만 4000건을 시행했다. 호흡기 전담 클리닉에서 하는 신속항원검사의 최종 양성률은 파악되지 않았다.
신속항원검사의 정확도는 민감도(감염된 사람을 양성으로 판별해내는 능력)와 특이도(정상인 환자를 음성이라고 판별해내는 능력)로 구분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 기준은 민감도 90%, 특이도 99% 이상이다. 현재 출시된 제품들은 이 기준에 부합한 제품들이다. 하지만 의료계의 시각은 다르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는 지난달 26일 “신속항원검사의 민감도는 의료인이 시행해도 50% 미만, 자가 검사로 시행하면 20% 미만”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임 단장은 “음성이 나온 대상자 모두에게 PCR 검사를 시행 하지 않기 때문에 일부 사례에서는 위음성이 나올 수 있다”며 “신속항원검사에서 음성이 나왔다고 하더라도 다 안심해서는 안되며 마스크 착용 등 기본 방역 수칙을 잘 준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이어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호흡기 클리닉, 의료기관 등을 방문해 다시 한 번 검사를 받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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