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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ESG 경영, 컴플라이언스부터 시작하자

박재환 중앙대 경영경제대학 교수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Rock)의 최고경영자(CEO) 래리 핑크가 기후변화 대응 투자에 관한 2020년 연례 서한에 이어 올해도 기후변화 대응은 장기 수익 창출의 핵심이라는 내용의 서한을 띄웠다. 2020년 서한 이후 불기 시작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열풍으로 투자자의 역할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이행에서 고탄소 배출 산업과 같은 지속 가능하지 않을 기업에는 더 이상 투자하지 않는 전략적·적극적 투자로 전환됐다. 운용사는 고객의 돈을 받아 관리하는 관리자(steward)로서 ESG 투자를 통해 장기 수익을 높여 고객의 수탁 의무(duty of loyalty)를 충실히 이행할 수 있다.

기업의 ESG 경영은 환경(Environment)과 사회(Social) 및 지배구조(Governance·의사결정 구조) 관점에서 기업 활동 관련 리스크와 기회 요인을 지속적·전략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가치를 창출하는 것으로 환경·안전·인권 등의 컴플라이언스(Compliance)와 리스크 관리 및 공시를 포함한다.



사회와 환경이 변화하면서 갑질, 담합, 횡령, 배임, 불공정·내부자 거래, 회계 부정, 법규 위반, 골목상권 위협, 관리 부실, 도덕적 해이, 품질 불량 등 기업의 ESG를 위협하는 요인도 계속 변하면서 존재한다. 오스템임플란트의 1000여억 원 유용 및 횡령 사건, 특정 공급계약 전후에 이뤄진 내부자 거래 혐의 사건, 대형 건설사의 연이은 광주 건설 현장 붕괴 사고 등 최근의 사건들은 지배구조의 컴플라이언스 부재에 기인한다. 컴플라이언스는 기업 활동 과정에서 법규·규제·윤리를 준수하기 위한 일련의 자발적 시스템이다. 컴플라이언스가 이행되지 않고 리스크가 관리되지 않으면 사후 수습 비용과 명성 훼손 등 외부의 부정적 원인으로 발생하는 장기적 손실이 어마어마하다.

이사회는 이해집단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율하면서 단기적 성과와 지속 가능한 장기 전략의 균형을 이루는 역할을 통해 ESG 경영을 수행하는 핵심 지배구조다. ESG 관련 보고서는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혹은 사업 기회, 리스크 관리, 파트너십 전략을 아우르는 통합이라는 측면에서 통합 보고서(Integrated report)라고 한다. ESG 보고를 위한 새로운 비재무적 정보의 산출 및 통합과 공시라는 측면에서 대다수 코스닥 기업 및 중견 기업도 ESG 경영을 어렵게 생각한다. 하지만 ESG는 기업이 지속 가능하기 위한 통합적 장기 전략이다. 기업 앞에 놓여 있는 수많은 위협이나 리스크 요인에 대한 전략적 차원의 접근이 필요한 시점에 우선 이사회의 적극적인 컴플라이언스와 리스크 관리로 ESG 경영을 시작해보자. ‘시작이 반’이라는 말처럼 의지를 가지고 시행하면 이룰 수 있다. 투자자와 이해관계자들은 외관만 갖춘 맹탕 ESG 경영이 아닌 장기적 전략으로서의 ESG를 모니터링하고 활용하면서 효과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지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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