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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점포 주는데…공동점포·우체국 제휴도 '산 넘어 산'

-점포폐쇄 보완책 지지부진]

최근 5년간 지점 1240곳 문닫아

대안이라던 공동점포·우체국 제휴

주체 간 이견에 정치권 개입까지

세부사항 등 최종협의 갈길 멀어

저축銀도 창구 공동운영에 난색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창구의 모습. 연합뉴스




국내 은행의 점포 폐쇄가 가속화되고 있지만 부작용을 막기 위한 보완책 논의는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금융 소외 계층을 위한 대안 마련의 필요성에는 이해관계자들이 공감하지만 공동 점포부터 우체국 제휴에 이르기까지 세부 사항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다. 여기에 국회의원들까지 나서서 자신의 지역구에 점포 폐쇄 대책이 적용되도록 힘쓰면서 최종 협의가 이뤄지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3일 금융권 및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문을 닫은 국내 은행 점포는 총 1,240곳에 이른다. 지난 2018년 115곳에서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해 지난해에는 10월 말 기준 238곳의 은행 점포가 폐쇄했다. 해마다 최소 100곳 이상씩 문을 닫는 셈이다.





은행 점포 줄폐쇄가 계속되고 있지만 대안 마련은 지지부진하다. 은행권은 지난해 10월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공동 점포 운영에 머리를 맞댔으나 세부안을 도출하지 못하고 있다. 보안, 시스템 통합 등 이슈가 있어 은행들이 공동 점포 운영을 꺼리는 데다가 공동 점포 설치 시 어느 지역에 둘지를 두고 은행 간 의견이 다르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공동 점포의 전 단계인 공동 ATM도 시범 운영을 넘어 확대하지 못하고 있다”며 “가뜩이나 공동 점포는 국회의원들까지 자신의 지역구에 먼저 시범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협의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전국의 우체국 지점에서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또한 합의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업무 계획에 우체국이 금융회사로부터 업무를 위탁 취급할 수 있는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최근 시중은행과 관련 회의도 한 차례 진행했다. 그러나 세부안을 놓고 우체국과 은행권 간 견해차가 크다. 우체국은 전국 단위에서 시범 운영하고 싶은 데 비해 은행권에서는 점포가 적은 지역을 중심으로 시범 운영하는 방안을 선호하고 있다. 우체국과 업무 제휴에 따른 수수료 산정에서 서비스·고객 등 어떤 것을 기준으로 할지를 두고도 은행과 우체국 간 이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상황은 저축은행 업권 역시 마찬가지다. 전국 영업 중인 저축은행 점포는 2017년 말 317곳에서 지난해 9월 말 기준 298곳으로 19곳 감소했다. 점포 대신 모바일뱅킹으로 대체하는 움직임이 저축은행 업권에서도 가속화되면서 금융위는 한 저축은행 창구에서 다른 저축은행의 입출금 업무를 볼 수 있는 ‘프리뱅킹’을 추진하겠다고 제시했다.

반면 업계에서는 보안 문제 등을 이유로 난색을 보이고 있다. 저축은행 업계의 한 관계자는 “윤석헌 전 금융감독원장 시절 시중은행 지점이 문을 닫은 자리에 저축은행이 지점을 내는 방안을 추진했다가 흐지부지됐었다”며 “저축은행도 점포 수를 줄이면서 타행과 경쟁하고 있는 상황인데 창구를 공유하는 방안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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