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요 손해보험사들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병원과 자동차 이용이 줄면서 손실이 감소한 효과다. 특히 자동차 보험료도 흑자가 예상되면서 금융 당국의 압박에 자동차 보험료가 실제 인하될 지 관심이 쏠린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오는 7일 메리츠화재를 시작으로 이달 보험사들의 실적 발표가 줄줄이 이어진다. 앞서 삼성화재는 손익구조 15% 이상 변동에 따라 지난해 순이익이 1조12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7% 증가했다고 잠정 실적을 공시한 바 있다. 삼성화재는 “보험 영업이익 및 투자 영업이익 증가에 따라 영업이익이 개선됐다”고 밝혔다.
다른 손보사들도 이미 지난해 3분기까지 역대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온 가운데 4분기도 호실적이 예상된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해 자동차 이용 감소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개선된 효과가 가장 크다. 지난해 말 기준 10개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4.7%로 지난해 89.7% 대비 5%포인트 감소했다. 시장 점유율 85%를 차지하는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보·KB손보 등 상위 4개사의 손해율은 전년대비 3.2~4.8%포인트 개선됐다. 각 사별 지난해 손해율(가마감)은 삼성화재 81.1%, 현대해상 81.2%, DB손보 79.6%, KB손보 81.5%다. 손보업계는 손해율 80% 초반을 손익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업계 전체로 볼 때 지난해 3000억원 정도의 흑자가 예상되는데, 이는 2017년 266억원 흑자 달성 이후 4년만에 처음이다.
흑자가 예상되자 금융 당국은 손보사들에게 자동차보험료를 2% 가량 인하하라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손보업계는 손해율 개선이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로 인한 일시적인 호조라고 강조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자동차보험에서 흑자를 기록한 해는 2017년 단 한 번이고, 해당 기간 누적 적자액이 9조 원에 달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업계는 빙판길 사고 등 계절적 요인으로 1~3월 손해율이 올라가는 만큼 더 지켜보고 보험료를 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만약 인하하더라도 모든 자동차보험료를 일괄 인하하기보다는 운행이 줄어든 만큼만 보험료를 깎아주는 ‘마일리지’ 방식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적게 운행한 차량에 인센티브를 환급해 주는 마일리지 특약 환급액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거리두기 완화로 인해 지난해 4분기부터 손해율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는데, 올해도 다시 손해율이 올라가면 보험료율 인하는 업계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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