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변이 확진자 수가 4만 명에 근접하면서 기업들은 재택근무를 대거 확대하고 회식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등 한층 강화된 방역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일부 기업은 접촉 최소화를 위해 시차출근제를 도입하기도 했다.
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미크론 변이 발생한 국가들에 대한 출장을 금지했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오미크론이 나타난 만큼 사실상 출장 금지령이 내려진 셈이다. 영업이나 사업적 목적의 식사 미팅은 허용하지만 직원끼리의 식사나 회식은 금지했다. 사내 체육시설도 운영을 중지했으며 부서장 재량에 따라 재택근무를 권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직원의 30%가량이 재택을 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방역에 가장 크게 신경을 쓰는 부분은 반도체 라인이다. 생산 라인은 확진자가 단 한 명만 발생하더라도 밀접 접촉자가 많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재 반도체 라인은 4조 3교대 체제로 돌아가고 있다. 확진자가 생기면 해당 조의 밀접 접촉 인원을 생산 라인에서 제외한 뒤 대체 인원을 투입하는 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현대차그룹도 필수 인원 외에는 재택근무를 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회식도 전면 금지했다. 외부인 출입은 방역패스와 유전자증폭(PCR) 검사 음성 확인증을 제출해야 허용된다. SK그룹은 SK이노베이션 등 일부 계열사에서 ‘필수 인력 외 전원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으며 SK수펙스추구협의회의 경우 임직원들에게 자가진단키트를 배포하고 검사 후 이상이 없을 경우에만 출근하도록 하고 있다.
재택근무 비율을 아예 50% 이상으로 의무화한 곳도 있다. LG그룹은 최근 재택근무 비율을 기존 30%에서 50%로 상향하고 비대면 회의를 원칙으로 하되 대면 회의가 불가피할 경우 참석 인원은 10인 이하로 하도록 지침을 내렸다. 또 회식 및 외부 방문객 사무실 출입 자제, 사내 헬스장 등 실내체육시설 운영 중단 등 강화된 특별 방역 지침을 도입했다.
현대중공업 역시 재택근무 비율을 30%에서 50%로 높이고 임직원 간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오전 7~10시 시차출근제를 실시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오미크론 확산 이전부터 정부의 방역 지침보다 강화된 방역 수칙을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밀접 접촉자 발생 시 음성이 나오더라도 일주일 간 재택근무 등 근무 형태를 변경하도록 하는 등 사내 감염 확산을 막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유통 업계도 출근 전 스스로 몸 상태를 점검하고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거나 아프면 즉각 쉴 수 있도록 조치하는 등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 통근 버스마다 개별 키오스크를 설치해 출근하는 직원이 별도 인력과의 접촉 없이 스스로 체온을 측정하도록 하고 있다. 근무 중에도 직원들에게 개별 지급된 개인정보단말기(PDA)를 통해 마스크 착용과 손 소독 등을 작업자 스스로 수시로 점검하게 하고 있다.
금융권 또한 정부 지침보다 강화된 방역 지침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지난 3일부터 재택근무 비율을 종전의 50%에서 70%로 대폭 상향했으며 한화생명은 설 연휴 이후 이틀간 전 부서에 50% 이상 재택근무를 의무화하고 가능하다면 전원 재택근무를 권장했다. 출근이 필요한 직원에게는 자가진단키트를 지원해 음성 확인을 거치게 했다.
우리은행은 직원 간 모임 금지와 ‘1인 식사’ 원칙을 도입했다. ‘모임 자제 권고’를 ‘금지’로 격상한 것이다. 직원 식당은 자율 배식을 중단하고 도시락 판매로 전환했다.
예금보험공사도 설 연휴 이후 재택근무 비율을 기존 30%에서 50%로 상향 조정했으며 신용보증기금은 밀접 접촉자의 재택근무 기간을 기존 4~5일에서 7일로 늘렸다. 대부분의 금융사들은 설 연휴 후 신속항원 검사에서 음성이 나온 직원만 출근을 허용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직원들에게 자가진단키트를 지원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증상은 경미하더라도 전파력이 강해 다소 불편하더라도 재택근무를 늘리는 등 방역 지침을 강화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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