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 먹튀’ 논란을 일으킨 카카오페이가 지난해 거래액 급증에도 불구하고 영업 적자 폭이 커졌다. 류영준 대표 등 경영진 8인의 주식매수청구권(스톡옵션) 행사와 주식 보상 비용 등이 영업 비용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카카오페이는 ‘초심으로 돌아간다’는 뜻에서 올해 사업 방향을 ‘백 투 더 베이식’으로 잡고 사업 기틀을 견고히 다지는 데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연결 기준 연간 영업손실이 272억 원으로 적자를 기록했다고 8일 밝혔다. 이는 전년 179억 원과 비교해 적자 폭이 크게 늘었다. 카카오페이 측은 “지난해 일시적으로 발생한 주식 보상 비용 및 스톡옵션 행사에 따른 4대 보험 증가분, 기업공개(IPO) 부대 비용을 제외할 경우 영업이익은 99억 원”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카카오페이 매출은 4586억 원으로 전년 대비 61.3% 증가했고 같은 기간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한 99조 원을 기록했다. 특히 금융 부문은 총 139개 금융사와의 제휴를 기반으로 연간 거래액이 193% 증가했다.
신원근(사진) 카카오페이 대표 내정자는 이날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투자자들에게 깊은 사과를 드린다”며 “지금의 혼란을 빠르게 수습하고 투자자의 신뢰 회복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거듭 사과했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12월 류 대표 등 임원 8명이 스톡옵션을 행사해 회사 지분 878억 원어치를 한꺼번에 현금화하는 바람에 주가가 급락하고 대내외 신뢰에 손상이 갔다.
이날 신 대표 내정자는 논란 이후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경영진의 책임 경영 방안이 마련돼 앞으로 카카오 공동체 임원은 신규 상장 이후 1년 동안, 대표이사는 상장 이후 2년 동안 보유 주식을 매각할 수 없게 된다”고 밝혔다. 카카오 측은 지난달 13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전 계열사 임원 주식 매도 규정안’을 공개했다. 신 내정자는 이어 “저를 포함한 카카오페이에 남은 5명의 경영진은 책임 경영과 방만을 막기 위해 주식 재매입을 진행한다”며 “향후 2년 임기 동안 보유 주식을 매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카카오페이는 올해 사업 방향을 ‘백 투 더 베이식’으로 잡고 그간 성장의 원동력이었던 ‘사용자 경험’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페이는 △핵심 서비스에서의 사용자 경험 향상 △사용자 경험의 일관성 확보 △핵심 서비스와 수익 사업의 연결 고리 강화라는 3가지 목표를 달성함으로써 기초 체력을 다지겠다고 강조했다.
그 중 하나로 카카오페이증권이 사전 예약자 대상으로 순차 공개하고 있는 주식 베타 서비스를 2월 셋째 주부터 전체 사용자 대상으로 공개한다. 현재 국내 주식과 미국 주식을 한 곳에서 매매할 수 있으며 한국과 미국에 상장된 ETF·ETN에도 투자 가능하다. 주식 서비스는 오는 3월 중에 해외 주식 소수점 매매 기능을 탑재한 후 정식 출시할 계획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