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탈(VC)업체인 스톤브릿지벤처스가 9일 기업공개(IPO)를 위한 기관 수요예측에 돌입했다. 1조 1138억 원의 누적 운용펀드 규모를 앞세워 공모가 상단 기준 시가총액을 1876억 원으로 제시했는데 최근 상장한 KTB네트워크의 주가가 부진해 공모가 결정이나 청약 흥행에 적잖은 부담이 되고 있다. 회사 측은 직방·두나무·카카오스타일·무신사·리디 등 유니콘 포트폴리오 구축한 만큼 국내 ‘원픽 벤처캐피탈’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강조하고 있다.
스톤브릿지벤처스는 이날 IPO 간담회를 열고 450만 주를 공모한다고 밝혔다. 주당 공모가는 9000~1만 500원으로 최대 473억 원을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10일까지 기관 대상 수요예측을 거쳐 공모가를 확정한 뒤 15~16일 일반 청약을 앞두고 있다. 상장 주관사는 KB증권과 삼성증권이다.
스톤브릿지벤처스는 누적 운용펀드 규모가 1조 1139억원에 달하며 2017년 이후 반도체, 인공지능(AI), 모바일 플랫폼, 핀테크 등 기술 부문의 100여 개 기업과 혁신 의료기기, 심장 질환 치료기술, 디지털치료제, 개인 맞춤형 신약개발 등 40여 개 바이오 기업에 총 5,791억원을 투자했다.
대표적인 투자 기업으로는 배틀그라운드 개발사인 크래프톤(수익 배수 35배)을 필두로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수익 배수 9.1배), 지그재그를 운영하고 카카오스타일과 합병된 크로키닷컴(수익배수11.3배, 현재도 투자 진행 중) 등이 있다. 이와함께 국내 최대 온라인 편집숍 무신사, 가상 자산 거래 플랫폼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 등 유니콘 기업을 포함한 투자 포트폴리오를 확보하고 있다.
스톤브릿지벤처스의 유니콘 투자 포트폴리오는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3분기까지(누적 기준) 영업수익 312억 5200만원, 영업이익 223억 6100만원, 당기순이익 183억 740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2020년 한 해 실적을 각각 27.5%, 52.3%, 43.3% 각각 초과 달성한 것이다.
다만 스톤브릿지벤처스에 앞서 상장한 KTB네트워크의 최근 주가가 좋지 않은 점은 부담이다. KTB네트워크는 지난해 12월 16일 공모가 5800원으로 코스닥에 입성했는데 이날 종가 기준 주가는 4455원으로 공모가 대비 23% 이상 떨어졌다. KTB네트워크는 상장 당시 2020년 4분기부터 2021년 3분기까지 순이익에 11.19배의 주가수익비율(PER)을 적용해 공모가를 산정했는데, 스톤브릿지의 공모가 산정 PER 배수는 10.7배로 KTB네트워크와 비슷한 수준이다.
한 공모주 투자자는 “스톤브릿지벤처스의 증권신고서에 기재된 운용자산은 5885억 원으로 KTB네트워크의 1조 795억 원에 비해 절반 수준”이라며 “KTB네트워크의 주가 추이가 수요예측은 물론 일반 청약 흥행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유승운 스톤브릿지벤처스 대표는 “올 해를 본격적인 성과 회수와 이에 따른 사업 성장의 원년으로 보고 있다” 면서 “코스닥 상장을 통해 기관투자자, 피투자기업, 주주들이 모두 원픽(One-Pick) 하는 벤처캐피탈이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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