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한국 기업의 인수합병(M&A) 건수와 금액이 세계 주요 5개국(G5)의 평균에 미치지 못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10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 따르면 2012년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10년간 우리나라 기업의 M&A 건수는 총 1063건으로, G5 평균(2598건)의 41%에 불과했다. G5 중에서는 미국(3350건)이 가장 많았고 이어 일본(3202건), 프랑스(2764건), 독일(1967건), 영국(1707건) 순이었다.
같은 기간 금액을 기준으로 하면 한국 기업의 M&A 금액은 2737억달러로 G5 평균(1조933억달러)의 25% 수준에 그쳤다. G5 중에서는 미국(2조8815억달러)이 가장 많았고 이어 일본(8847억달러), 영국(6407억달러), 독일(5336억달러), 프랑스(5262억달러) 순이었다. 한국은 G5 중 M&A 금액이 가장 낮은 프랑스와 비교해도 절반(52%) 수준에 머물렀다.
이번 조사에서 한국 기업이 진행한 M&A는 기존 산업에 집중되어 있었다. 그러나 G5는 기존 산업과 신산업 분야 모두에서 고르게 활성화되고 있다고 전경련은 분석했다. G5의 M&A 금액 상위 4개 업종은 헬스케어·커뮤니케이션 등 신산업 2개 업종과 산업재·필수 소비재 등 기존 산업 2개 업종으로 조사됐다. 이와 달리 우리나라는 기존 산업인 산업재 분야에서만 M&A가 활발했으며 헬스케어 분야의 M&A 실적은 없었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미국과 독일은 헬스케어, 일본과 영국은 커뮤니케이션, 프랑스는 산업재 분야의 M&A 금액이 가장 컸다.
전경련은 한국이 G5에 비해 M&A가 부진한 이유로 제도적 환경을 꼽았다. 유망 중소 벤처기업이 M&A를 통해 대기업집단으로 편입될 경우 지주회사 규제가 적용되거나 계열사 간 지원 행위가 금지되는 등 각종 규제의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과거에는 기업들이 신산업 진출을 위해 회사를 직접 설립했지만, 지금은 M&A를 통한 진출이 새 트렌드가 됐다”며 “우리 기업이 적극적인 M&A를 통해 신산업 분야에 진출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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