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랩스는 정보기술(IT)과 데이터를 활용해 농업과 농민의 삶을 혁신하는 기업입니다. 농민과 농산물 바이어들의 입장에서 다양한 불편 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서울경제가 최근 만난 안동현(사진) 그린랩스 공동대표는 “팜모닝 서비스 출시 1년 7개월 만에 전국 농민의 절반 규모인 약 50만 명의 회원을 확보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안 대표와 신상훈, 최성우 대표가 공동 창업한 그린랩스는 올 1월 BRV캐피탈매니지먼트와 SK스퀘어, 스카이레이크로부터 총 1700억 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를 유치했다. 2017년 창업 이후 지금까지 투자 받은 누적 금액은 약 2100억 원에 달한다.
그린랩스는 데이터 농업 컨설팅 서비스 ‘팜모닝’과 유통 서비스 ‘신선마켓’을 제공하고 있다. 안 대표는 “시대를 바꿀 수 있는 상품을 시장에 내놓는 게 스타트업의 핵심”이라며 “대규모 투자 유치의 배경으로는 혁신적인 사업 모델을 투자자들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는 사실을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팜 솔루션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팜모닝을 통해 축적한 막대한 데이터를 활용해 농업의 본질을 혁신하는 그린랩스의 서비스가 해외에서도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이 인정받았다는 설명이다.
팜모닝은 농민들을 대상으로 작물 계획과 재배부터 유통, 금융까지 통합 컨설팅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안 대표는 “농업이라는 사업을 시작할 때 가장 중요한 게 정보지만 대부분 수도권 밖 지역에 거주하는 농민들 입장에서 양질의 정보를 취득하기는 쉽지 않다”면서 “그린랩스는 최고의 농업 전문가들을 모아 ‘수익성 리포트’를 발간하고 농민들에게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는 어떤 작물을 어떤 시설에서 재배해 얼마에 판매해야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지에 대한 전문적인 안내를 받을 수 있는 셈이다.
팜모닝이 농민들의 맞춤형 컨설턴트라면 신선마켓은 농민과 바이어를 연결해주는 중개 플랫폼이다. 여러 단계에 걸쳐 있던 중간 유통망들을 뛰어 넘으니 농민과 바이어 모두 이전보다 만족스러운 가격에 작물을 거래할 수 있다. 안 대표는 “농민들이 판로 걱정 없이 본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그린랩스가 대신 좋은 바이어들을 발굴해 소개하는 신선마켓 서비스를 개발했다"며 "올해는 신선마켓에 등록된 바이어 수를 지속적으로 늘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규모 투자를 유치한 그린랩스는 본격적인 해외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중국 농업 기업인 션라이농업과 파트너십을 체결해 중국 시장 진출의 기반을 다졌다. 아세안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 베트남 현지에 딸기 스마트팜 설비도 공급했다. 안 대표는 “한국과 비슷하게 농업 인구 대부분이 소농으로 구성된 아세안 지역을 시작으로 전세계 시장을 조사해 볼 예정"이라며 “지역성과 정보 한정성에서 벗어나 동일한 작물을 재배하는 농부들이 서로 정보를 교류하고 국가 간 거래도 활성화할 수 있는 글로벌 데이터 농업 플랫폼으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안 대표의 목표 중 하나는 농업이 대중적으로 유망한 창업 수단으로 자리잡는 일이다. 그는 “많은 젊은이들이 농업을 굉장히 ‘힙한’ 산업으로 인식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스마트팜과 데이터만 있다면 농업으로도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사실이 누구나에게나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시대를 열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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