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10일 기업공개(IPO) 수요예측을 끝낸 스톤브릿지벤처스가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든 것으로 전해졌다. 두나무·무신사 등 알짜 투자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지만 최근 주식 시장 침체에 기관 투자가들의 투심을 공략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스톤브릿지는 당장 오는 14일 수요예측 경쟁률 발표를 앞두고 있는데, 공모가 및 일정 확정 등을 두고 고민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IPO 업계에 따르면 스톤브릿지의 수요예측 경쟁률이 다소 낮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일부 관계자들은 수요예측 경쟁률이 50대 1 아래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 IPO 관계자는 “수요예측 마감일 경쟁률이 20대 1수준인 것으로 전해들었다”며 “(최종 경쟁률은) 집계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예상보다 부진했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예상보다 낮은 기관 청약 열기의 주요 요인으로는 전반적인 증시 침체가 꼽힌다. VC는 스타트업 및 벤처기업에 투자한 뒤 이들을 IPO 시키고, 이후 장내에서 지분을 팔아 수익을 확보한다. 사업 특성상 증시 침체가 다른 종목에 비해 주가에 더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지난해 12월 상장한 KTB네트워크다. 공모가 5800원으로 증시에 올랐는데 지난 11일 종가는 4295원으로 주가가 26%나 빠졌다.
스톤브릿지가 공모가 산정에 직접 참고한 VC들의 주가도 다소 주춤하고 있다. 스톤브릿지는 주요 VC의 12월 주가를 참고해 상장 기업가치를 매기고 공모가 밴드를 산정했다.
구체적으로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의 주가를 5225원으로 참고했지만 지난 11일 종가는 5110원까지 빠졌고, 나우아이비케피탈(12월 주가 9719원→11일 종가 9670원), TS인베스트먼트(2612원→2550원), 린드먼아시아인베스트먼트(5440원→5330원) 등 스톤브릿지 몸 값 산정의 기준이 된 VC들의 주가가 하락세다. 다만 컴퍼니케이파트너스만 12월 주가가 7827원에서 11일 기준 8660원까지 올랐다.
한 IPO 관계자는 “전반적인 VC주들의 주가가 부진하면서 (스톤브릿지의) 수요예측 흥행이 저조했고, 공모가 및 공모 일정을 두고 스톤브릿지가 고민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스톤브릿지가 밴드 하단(9000원) 혹은 그 아래의 공모가를 받아들이며 오는 15~16일 예정된 일반 투자자 청약을 강행한다면, 투자 운용 규모 및 우수 포트폴리오를 적극 내세워 다시 한번 투심 공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누적 운용펀드 규모가 1조 1139억원에 달하는 국내 대표 VC로 2017년 이후 반도체, 인공지능(AI), 모바일 플랫폼, 핀테크 등 기술 부문의 100여 개 기업과 혁신 의료기기, 심장 질환 치료기술, 디지털치료제, 개인 맞춤형 신약개발 등 40여 개 바이오 기업에 총 5791억원을 투자한 것이 공모 청약 투자 포인트다. 특히 직방, 두나무, 카카오스타일, 무신사, 리디 등의 유니콘 포트폴리오는 스톤브릿지에 조만간 큰 수익을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스톤브릿지의 IPO 공모 성적 및 상장 이후 주가 추이는 상장을 추진 중인 VC들에도 초미의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현재 캡스톤파트너스와 LB인베스트먼트, HB인베스트먼트 등이 스톤브릿지에 이어 상장을 준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