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 전화 담판이 성과 없이 마무리되면서 국제사회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우리 정부와 기업도 외교적·경제적 파급효과에 주목하면서 내부적으로 컨틴전시플랜을 가동하고 있다.
AP통신과 블룸버그 등 미국 언론들은 13일(현지 시간) “전쟁, 평화, 교착 상태 등 우크라이나의 운명은 앞으로의 한 주에 달렸다"고 보도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침공이 언제든 시작될 수 있다”며 “베이징 동계 올림픽이 끝나기 전에 이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외신들은 러시아가 최근 몇 주 사이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의 병력 규모를 10만 명에서 13만 명으로 늘리고 벨라루스, 러시아 서부와 크림반도, 흑해 등 3개 방면에서 우크라이나를 포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리 기업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시 원자재 가격 인상, 서방의 러시아 경제 제재로 인한 수출 타격 등을 우려하며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당장 세계 1위 천연가스 수출국인 러시아에 제재가 가해지면 유가 급등뿐 아니라 러시아·우크라이나의 수입 비중이 높은 반도체 원재료 네온·크립톤 등을 들여오는 데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모스크바 인근에 가전 공장을 둔 삼성전자와 LG전자, 상트페테르부르크에 공장이 있는 현대자동차 등의 타격도 불가피하다. 우크라이나 현지 법인이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은 최근 주재원과 가족들을 우크라이나에서 귀환 조치했다. 곡물 가격 인상도 우려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밀·옥수수 등 곡물 자원 수출에서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경제계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사태는 반도체 품귀와 물류 대란 등 글로벌 공급망 불안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될 수 있다”며 “실제로 전쟁이 벌어질 경우 파급효과가 얼마나 될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쟁이 임박하다는 보도가 잇따르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은 충격을 받았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3.23포인트(1.57%) 내린 2704.48, 코스닥지수는 24.63포인트(2.81%) 급락한 852.79에 거래를 마쳤다. 일본 닛케이(-2.23%), 대만 자취엔(-1.71%), 홍콩 항셍(-1.40%), 중국 상하이(-0.98%) 등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직격탄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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