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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한 코스로 질주…반바퀴 남기고 꽈당…불운의 올림픽 [베이징올림픽]

심판 실수로 '메달 색' 바뀌기도

노르딕복합 라지힐-10㎞ 경기에서 눈을 지치는 노르웨이의 얄 마망누스 리베르. 로이터연합뉴스




올림픽은 행운에 웃는 선수보다 불운에 우는 선수가 훨씬 많은 무대다.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도 예외일 리 없다.

지난 15일 노르딕복합(스키점프+크로스컨트리) 라지힐-10㎞ 경기에서 안타까운 실수에 메달을 놓친 선수가 나왔다. 월드컵 랭킹 2위인 노르웨이의 얄 망누스 리베르는 이날 먼저 열린 스키점프 경기에서 1위에 올랐다.

이에 따라 리베르는 순위가 결정되는 크로스컨트리에서 2위 선수보다 44초나 먼저 출발했다. 하지만 그는 경기 초반 코스에서 벗어나 엉뚱한 길로 가버리는 큰 실수를 저질렀다. 뒤늦게 실수를 깨닫고 바른 코스로 돌아왔을 때 리베르는 2위로 처져 있었다. 최종 순위는 8위.

코로나19 확진으로 열흘 넘게 격리됐다가 경기 전날에야 완치 판정을 받은 리베르는 “정말 바보 같은 실수로 금메달을 놓치는 장면을 전 세계에 보여준 게 창피하다”면서 “지금 몸 상태가 좋지 않지만 17일 열릴 단체전에 꼭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같은 날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에서는 일본과 캐나다 선수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2018 평창 대회에 이어 이 종목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하던 일본은 결승선을 반 바퀴 남겼을 때 캐나다를 0.32초 차로 앞서 있었다. 그런데 맨 뒤에 달리던 다카기 나나가 마지막 곡선 주로에서 미끄러지며 넘어졌다.

결국 캐나다가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가져갔고 일본은 눈앞에서 금메달을 놓치고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다카기는 경기를 마치고 서럽게 울었다. 함께 경기에 나선 동생 다카기 미호는 언니를 끌어안고 달랬다.

중국 스노보더 쑤이밍. 신화연합뉴스


남자 스노보드의 쑤이밍(중국)은 자신의 실수가 아니라 심판의 실수로 메달 색깔이 바뀌는 불운을 경험했다. 쑤이밍은 지난 7일 슬로프스타일 결선에서 1위에 2.26점 차로 은메달을 받았다. 그런데 금메달을 따낸 맥스 패럿(캐나다)이 연기 도중 보드를 손으로 잡는 동작을 완벽하게 못 한 사실이 경기 후에 밝혀졌다. “1·2위가 바뀌었다”는 논란이 불거졌고 분노한 중국 팬들은 심판을 비난했다. 쑤이밍은 성숙하게 대처했다. 그는 “판정이 쉽지 않은 종목의 특성을 이해하며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하므로 심판을 비난하기보다 금메달을 딴 패럿을 축하해 달라”고 팬들에게 당부했다. 그러고는 15일 빅 에어 종목에서 당당히 금메달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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