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더믹으로 인한 비대면 생활의 증가는 메타버스(Metaverse)의 실현을 앞당겼다. 메타버스는 가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이다. 이는 현실 세계를 가상 공간으로 확장해 정치, 경제, 문화, 사회활동을 이어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네이버 제트(Z)가 운영하는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는 약 2억명의 사용자를 가지고 있다. 제페토는 구찌, 나이키 등의 다양한 글로벌 브랜드와 협업하며 위상을 다지고 있다. 국내 대기업인 삼성전자도 비대면 사회에 발맞춰 ‘디센트럴랜드’라는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해 가상 매장을 설립했다.
그러나 아직은 많은 메타버스 플랫폼이 기업 위주로 구성된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고 메타버스 열풍이 소상공인에게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변화하는 패러다임에서는 소상공인 역시 메타버스를 활용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된다.
130만명의 구독자를 가지고 있는 게임 유튜버인 ‘우왁굳’은 소상공인의 업장을 게임에 설립하는 콘텐츠인 ‘왁핑몰’을 진행하고 있다. 이 콘텐츠는 ‘마인크래프트’라는 게임을 플랫폼으로 삼으며 해당 유튜버가 게임 이용자들과 하던 게임 내 건축 콘텐츠를 확장하면서 이뤄졌다.
소상공인은 게임 이용자인 건축가에게 소정의 후원금이나 선물을 제공한다. 그 대가로 게임 내에 자신의 업장이 건설되며, 유튜브 영상으로 게임 내 가게가 홍보되는 기회가 마련된다. 건축가는 보상, 소상공인은 홍보, 유튜버는 콘텐츠 제작이라는 각각의 이익을 얻는다.
현재까지 약 7개월이 진행된 왁핑몰 콘텐츠는 관련 영상이 19개에 달하며 조회 수가 100만이 넘는 영상도 다수 존재한다. 거리의 제약도 없어 전국 각지의 소상공인이 해당 콘텐츠에 참가했으며, 여기에는 현실에 업장이 존재하지 않는 소상공인도 포함된다.
콘텐츠에 참여한 부산의 한 소상공인(업장명 ‘꼬까자’)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지원했으나, 매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다양한 고객층이 방문하는 좋은 결과가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또한, “아직 메타버스에는 허와 실이 존재하지만, 다음에도 좋은 기회가 있다면 메타버스 관련 프로젝트에 한 번 더 참여하고 싶다”고 응답했다.
◇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메타버스를 실현하는 기업들의 등장
엔씨티 마케팅이 개발하고 현재 엔비티에서 운영하는 ‘세컨서울’은 메타버스 부동산 플랫폼이다. 세컨 서울은 실제 서울을 모방하고 이를 쪼개 ‘타일’이라는 가상 부동산을 구성했다. 타일은 약 694만 개의 조각으로 마케팅이나 NFT 전시 등에 활용하기 위하여 구매할 수 있는 재화이다.
세컨서울은 시민과 타일 오너, 소상공인으로 구성된다. 시민은 세컨서울 서비스를 이용하는 유저이다. 타일 오너는 세컨서울의 타일을 소유한 유저로 타일을 소상공인에게 임대하거나 타일을 매매하여 수익을 얻는 유저다. 소상공인은 타일에서 자신의 가게를 홍보하며 수익 활동을 하는 유저다.
세컨서울은 지난해 12월 29일 론칭 이후 결제 및 보안 프로세스 안정성의 일부 이슈 사항으로 하루 만에 베타 서비스를 종료했으나, 사전 신청 당일에 타일이 6만9,300개가 완판되는 등 흥행하는 성적을 보여줬다. 이처럼 메타버스는 장기간에 걸쳐 안전성이 담보되지는 않은 낯선 개념이지만 세간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세컨서울 이외에도 트윈코리아, 어스2, 메타렉스, 클레이랜드 등 다양한 메타버스 가상 부동산 플랫폼이 출시되고 있다. 이처럼 기업만이 아니라 소상공인이 메타버스 마케팅에 뛰어들 수 있는 여지는 많이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지난 2021년 1월의 ‘코로나 이후 글로벌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게임 중심이었던 메타버스가 마케팅 등 전 산업으로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한국인터넷진흥원의 2021년 2월 호 보고서의 이진규 네이버 이사는 “메타버스에서는 윤리 이슈는 기존 온라인 서비스와 다른 양상으로 부작용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경고했다. 따라서 소상공인은 메타버스의 트렌드에 관심을 기울이되 맹목적으로 추종하지는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