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036570)가 ‘어닝 쇼크’ 충격에 급락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반 토막 났다는 소식에 주가는 약 2년 만에 40만 원 선까지 미끄러졌다. 증권가에서는 엔씨소프트가 적어도 올 상반기까지는 신작 출시 등 이렇다 할 반등 모멘텀이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하며 줄지어 기업 눈높이를 대폭 낮췄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전 거래일보다 4.00% 내린 49만 2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엔씨소프트가 종가 기준 40만 원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19년 12월 3일(48만 5000원) 이후 약 2년 2개월 만이다. 이날 주가는 장중 47만 4500원까지 빠지며 52주 최저가를 경신했다. 지난해 2월 104만 원까지 치솟으며 고점을 찍은 지 1년 만에 주가가 절반보다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셈이다.
엔씨소프트가 시장 기대치에 훨씬 못 미치는 지난해 성적을 내놓자 실망감이 주가를 끌어내렸다. 전일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4.5% 감소한 3752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시장 컨센서스에 약 1000억 원 못 미치는 수준이다. 매출 역시 같은 기간 4.4% 줄어든 2조 3088억 원, 당기순이익은 32.5% 감소한 3957억 원으로 나타났다.
증권가에서는 줄줄이 목표 주가를 내려 잡고 있다. 이날만 증권사 10곳이 엔씨소프트의 목표 주가를 최대 35%까지 하향 조정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엔씨소프트에 대한 투자 의견을 ‘중립’으로 낮추며 목표 주가 역시 기존 90만 원에서 58만 원으로 크게 내려 잡았다. 최근 국내외 게임사의 밸류에이션 하락세와 게임 매출 감소에 따른 올해 실적 추정치의 하향 조정이 주된 이유로 꼽혔지만 신작 발표가 미뤄지며 공백기가 길어진 점 역시 지적됐다. 현재 ‘TL’의 출시가 가장 빠른 4분기로 예정돼 있고 ‘아이온2’의 출시는 내년으로 지연된 상태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의미 있는 대형 신작 출시는 4분기에 예정돼 있어 모멘텀이 부족하다”며 “현재 밸류에이션도 올해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 22배로 매력적인 구간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대체불가능토큰(NFT)이 적용된 ‘리니지W’의 글로벌 성과가 엔씨소프트의 올해 향후 주가 향방을 가를 것으로 내다봤다. ‘리니지W’의 제2권역 출시가 오는 3분기로 예정된 만큼 올해 실적은 해당 성적이 결정 지을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리니지W’ 제2권역의 성과가 예상을 웃돌 가능성 역시 존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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