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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머니] 빅테크 ‘후불결제’ 확대… 카드사는'오픈페이'로 맞불

[빅테크-카드사, 결제시장 대전]

토스·페이코 후불결제 잇달아 출시

선발주자들도 결제영역 확장 주력

카드사 수익구조 타격 우려에 긴장

6개사 결제 시스템 상호 개방 추진

자체 간편결제 서비스 새롭게 선봬

양측 고객 확보 경쟁 뜨거워질 듯





# 20대 대학생 이 모 씨는 연초 겨울용 패딩을 새로 사고 싶었다. 마침 평소 눈여겨보던 브랜드의 제품이 10% 할인에 추가 15% 할인을 해주는 행사를 진행했다. 행사 기간 구매하면 저렴하게 패딩을 구할 기회였다. 그러나 당시 이 씨의 통장에 패딩을 사기에 충분한 현금이 없었다. 월말에 아르바이트비가 들어오지만 그때는 패딩 할인기간이 끝나고 난 뒤였다. 이 씨의 고민을 해결해준 건 빅테크의 ‘후불결제’였다. 이 씨는 “신용카드가 없어 평소에 할부로 물건을 살 수 없었다”며 “후불결제로 내 자금 상황을 고려하면서 현명하게 구매를 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올해 후불결제 시장을 놓고 전면전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파이낸셜·카카오페이 등 후불결제 서비스를 먼저 선보인 업체들에 이어 후발 주자들이 올해 서비스 출시를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맞서 카드사들도 결제 편의성을 강화하며 고객 확보에 사활을 거는 모양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는 오는 3월 후불결제 서비스를 출시한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 측은 “지난해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 서비스 지정도 받은 상황”이라며 “월 30만 원 한도 내에서 후불결제를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NHN페이코도 연내 후불결제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관련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후불결제에 적용할 자체 신용평가 모형인 ‘P스코어’부터 당장 다음 달 선보인다. 이 모형을 바탕으로 페이코 회원들에게 후불결제 이용 심사 및 한도 등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양 사 모두 쇼핑·게임 등 기존 간편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온라인 결제 영역에 후불결제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선보일 것으로 점쳐진다.

후불결제 시장의 선발 주자들 또한 고객을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월 15만 원 한도의 모바일 후불교통 서비스를 학생 등 소수 이용자를 대상으로 우선적으로 운영해왔다. 후불교통 서비스의 이용자를 단계적으로 늘려나가면서 동시에 쇼핑 등 결제 영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네이버파이낸셜 또한 최근 금융위로부터 후불결제 서비스 기간을 2년 더 연장받았다. 회사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월 최대 30만 원 한도의 후불결제를 시범 운영 중이다. 결제시 네이버페이 포인트를 먼저 다 사용한 뒤 차액을 후불결제로 하는 식으로 연체 리스크를 줄인 게 특징이다.

빅테크들이 속속 후불결제 시장에 진출하면서 카드사들은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후불결제 시장이 커질수록 무이자 할부를 내세워 고객을 확보했던 카드사의 사업 및 수익 구조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카오뱅크가 개인 대출에서 시작해 현재 기업대출·주택담보대출 등으로 서비스를 확대하는 것처럼 빅테크의 후불결제도 얼마든지 빠르게 영역을 확장할 수 있다”며 “현재 빅테크의 후불결제 서비스가 월 최대 30만 원 한도와 할부 금지 등의 제약을 받지만 법 개정 등으로 제한이 풀리면 카드사와 전면 경쟁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카드사들이 결제의 편의성을 높이는 서비스 추진에 주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신한·KB국민·롯데·하나·BC·NH농협카드 등 6개 카드사는 ‘오픈페이’ 시스템 개발을 위한 실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자사 간편결제 시스템만 사용 가능한 현 시스템을 개방해 다른 경쟁사 카드도 결제 가능한 게 핵심이다. 이르면 올해 상반기 서비스 개시를 목표로 한다.

현대카드는 자체 간편결제 서비스인 ‘핀페이’를 최근 새롭게 선보였다. 쇼핑몰 내 핀페이로 결제하면 별도의 결제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하지 않고 쇼핑몰 내에서 한 번에 결제하는 서비스다. 기존 카드사의 앱카드뿐만 아니라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 등 간편결제로 결제시 각 결제 앱에서 결제한 후 다시 쇼핑 플랫폼으로 돌아오는 단계를 거쳐야 했다. 이 단계를 없앰으로써 고객 이탈률이 10%포인트 이상 개선됐다는 게 현대카드 측의 설명이다.

이 외에도 신한카드는 지역화폐 플랫폼인 ‘서울페이플러스’ 앱을 출시해 신한 신용·체크카드로도 서울사랑상품권을 구매할 수 있게 했다. BC카드는 자사 플랫폼인 ‘페이북’의 선불전자지급 수단인 ‘페이북머니’를 출시, 신용카드 이용 금액 미리 납부 등의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KB국민카드 또한 지난달 ‘KB페이’를 리뉴얼해 소액 보유 계좌에서 KB페이머니로 일괄 송금하거나 결제하는 등 서비스를 강화했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과거에도 결제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지만 시장에서 실패한 경우가 많았다”며 “편리하면서 더 많은 혜택을 주는 서비스에 대한 고민을 다들 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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