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의 발표는 단순히 차량용 반도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진출을 공식화한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고 업계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전 세계적인 반도체 투자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상황에서 성장 가능성이 있는 신사업이라면 투자를 마다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대규모 인수합병(M&A) 논의도 지지부진한 데다 경쟁사 대비 수율 격차도 벌어지며 위기의식이 확산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인텔은 지난해 파운드리 재진출을 선언한 후 동시다발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 오하이오주에 200억 달러를 투자해 2개의 첨단 공장을 건설하기로 한 데 더해 앞으로 10년간 1000억 달러를 들여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반도체 제조 단지도 육성하기로 했다. 인텔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차량용 반도체 파운드리 진출을 전격 선언하며 전방위적인 사업 확장을 예고했다. ‘글로벌 파운드리 1위’인 대만의 TSMC도 올해 400억~44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히며 ‘역대급’ 규모의 설비투자를 예고했다.
삼성전자도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설비투자를 통해 TSMC 추격에 나섰지만 가시적인 성과는 더디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6년 하만 인수 이후 대규모 M&A에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여왔다. 한종희 삼성전자 DX 부문장이 지난달 CES 2022에서 “M&A 관련해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밝힌 후 하만이 독일의 차량용 증강현실(AR) 기업 인수를 발표한 것이 전부다. 다만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다수의 M&A 대상을 물색하고 있어 조만간 유의미한 결과물이 나올 것이라는 관측만 제기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