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패밀리레스토랑 아웃백이 지난해 4000억 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기록했다. 2016년 이후 약 6년 만에 2배 가량 성장한 규모다. 반면 TGIF와 베니건스 등은 사실상 철수 수순을 밟고 있다. 파스타와 부쉬멘 브레드 등 스테디셀러 메뉴가 30~40대 소비자들의 향수를 자극함과 동시에 배달 서비스를 강화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20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는 지난해 4000억 원에 달하는 매출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2979억 원)대비 34% 가량 증가한 규모다. 영업이익도 30%대 신장률을 기록하며 300억 원을 돌파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1997년 국내에 등장한 아웃백은 국내 외식시장 확대와 맞물려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했으나 2016년 매출이 1900억 원대에 머물며 고전을 거듭했다.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외식 트렌드가 변화했기 때문이다. 또 특화된 단일 메뉴를 내세운 맛집이 늘어나면서 "패밀리레스토랑은 촌스럽다"라는 취급까지 받았다. 실제 베니건스는 2016년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롯데그룹도 지난해 TGIF를 외식기업에 매각했다. 한때 TGIF 매장수는 50여 개였지만, 이달 15개만 남아있다.
그러나 2016년 한 사모펀드가 아웃백을 인수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토마호크 스테이크'와 'T본 스테이크' 등 시그니처 메뉴를 개발하면서 소비자들의 인식이 패밀리레스토랑에서 고급 스테이크하우스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새우살과 갈비살, 꽃등심을 사용한 대표 메뉴인 토마호크 스테이크의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누적 판매량은 100만 개를 돌파했다. 이밖에 아웃백 매장을 100% 직영점으로 운영한 것도 품질 관리에 도움이 됐다는 설명이다.
그 결과 정체기였던 매출은 2017년 2000억 원을 돌파한 이후 2020년 3000억 원, 지난해 4000억 원에 육박하는 규모로 급증했다. 투움바 파스타와 '무한 리필'을 내세운 빵 부쉬멘 브레드도 소셜네크워크서비스(SNS)에서 향수를 자극하며 30~40대 소비자를 다시 불러오는데 역할을 톡톡히 했다. 실제 아웃백 하남 스타필드점의 경우 주말 하루 누적 대기 인원이 100여 명, 대기 시간은 1시간 30분 이상이다. 방문객들은 대부분 아이를 동반한 30~40대다.
배달 서비스를 강화한 것도 주효했다. 2019년부터 코로나19로 오프라인 외식이 줄자 기존 매장을 딜리버리 전용 매장으로 변화시키기 시작했다. 현재 국내 아웃백 매장(120여 개) 중 배달 전용 비중은 30%에 달한다. 나머지 80개점도 배달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아웃백 배달 주문량은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치킨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bhc는 종합 외식기업을 목표로 지난해 11월 아웃백을 인수했다. bhc 관계자는 "월평균 2개씩 배달 전용 매장을 열며 딜리버리 서비스를 강화해나갈 계획"이라며 "나머지 매장은 와인을 강화해 오프라인 점포만의 장점을 살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