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우크라이나 사태로 천연가스 확보에 비상이 걸리자 한국·일본이 계약한 수입 물량을 유럽으로 먼저 보낼 가능성을 거론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유럽을 지원하는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면서도 동절기 국내 수요를 고려할 때 즉각 지원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19일(현지 시간) 러시아 스푸트니크통신에 따르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독일 뮌헨 안보회의에서 “전 세계 우방들로부터 액화천연가스(LNG) 물량을 확보해 러시아산 가스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일본처럼 우리와 (천연가스 수입) 계약을 스와프(교환)해 LNG 수송선을 EU로 돌릴 의사가 있는 바이어로부터도 지지를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럽은 현재 가스 수요의 약 40%를 러시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달 초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EU는 아시아 국가들과 스와프 형태의 장기 가스 계약이 가능할지 논의했으며 미국도 한국과 일본 등 천연가스 수입국들과 만나 지원 의사를 타진했다. 일본은 유럽에 일부 LNG를 융통하기로 결정했지만 한국은 국내 수급 사정 등을 이유로 완곡히 거절한 바 있다.
그럼에도 EU가 한국의 지원 요구를 계속 내비치자 20일 외교부 당국자는 “우크라이나 상황이 악화해 유럽 천연가스 수급에 어려움이 생길 경우 지원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로서는 올겨울까지는 국내 사정을 우선 고려해야 하지만 추후 잉여분이 생긴다면 지원을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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