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택배노동조합이 21일 불법 점거한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1층과 3층 중 3층 점거를 해제하기로 했다. 앞서 3층을 점거한 택배노조는 주류 반입을 위해 밧줄을 이용하던 중 주류가 떨어져 1층에 주차된 차량을 파손시키는 등 논란을 야기한 바 있다.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2022 전국 택배노동자 대회'에서 "마지막 대화의 기회를 다시 한번 주기 위해 노조는 대승적으로 특단의 조치를 하겠다"며 "오늘부로 CJ대한통운 본사 3층 점거 농성을 해제한다"고 밝혔다. 1층 로비 점거 농성은 계속한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진 위원장은 물과 소금을 끊는 단식 농성에 돌입하고, 택배노조 전 조합원이 CJ 측에 맞서 끝장 투쟁에 돌입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CJ대한통운은 택배노조의 3층 점거 해제에 대해 “여전히 1층 점거를 이어가고 있어 평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3층 점거 해제 이유가 택배노조의 파업 사태 해결 의지보다는 본인들의 불편함 때문아니겠냐는 반응으로 해석된다. 앞서 택배노조는 3층으로 주류 등 야식을 반입하기 위해 밧줄에 매달아 운반하던 중 3층에서 이를 떨어트려 차량이 파손되고 로비에 주류 파편 등이 튀는 사고를 낸 바 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3층으로 들어가는 물과 식사는 보안요원 등이 허가해주지만 주류는 허가해주지 않자 이를 몰래 반입하려다 벌어진 일”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노조에 속하지 않은 택배기사들이 모인 비노조택배연합은 CJ대한통운 본사를 항의 방문해 "택배노조 파업은 지속할 명분이 없다"며 "파업을 멈추고 일터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CJ대한통운은 호소문을 통해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로 매일 10만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방역체계를 붕괴시키는 택배노조의 불법점거와 집단생활, 선거운동 빙자 집회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택배노조는 방역수칙을 준수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집단생활 양상을 보면 보건당국의 강력한 지도가 불가피하다”며 “택배노조의 불법행위는 정부의 방역지침을 무력화시키는 반사회적 행위일 뿐만 아니라, 국민 건강에 대한 집단폭력”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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