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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집어삼킨 소프트웨어, 실리콘밸리에서 나오는 까닭은 [정혜진의 Whynot 실리콘밸리]

롯데, 글로벌 스타트업 연수 실리콘밸리서 개최

미 현지 법인 설립한 라이트브라더스 등 9개 기업 참가

이주환 스윗 대표 "미국에 진출 위해선 창업자가 직접 와야"

창업자의 역량에는 문제를 정의, 설득하는 능력도

주어진 문제 푸는 대신 프라블럼 크리에이터 중요

협업툴 솔루션 기업 '스윗(Swit)'의 이주환 대표 /사진 제공=롯데




국내 프리미엄 자전거 중고거래 플랫폼 '라이트브라더스'는 지난 해 3월 미국에 법인을 설립했다. 60여가지의 항목 검사를 통해 전문가가 인정하는 자전거 중고 매물을 인증 부여 시스템 CPLB(Certified Pre-Loved Bicycle)은 미국 특허청으로부터 비즈니스 모델 특허를 받았다. 프리미엄 자전거 시장이 발달해 평균 거래액이 5000달러(약 600만원) 이상인 중고 거래도 활발한 미국을 핵심 시장으로 삼았다. 김희수 라이트브라더스 창업자 겸 대표는 "시리즈A 펀딩을 모금 중인 상황에서 미국 현지 시장 진출 속도를 높일지에 대한 고민을 갖고 롯데벤처스에서 진행하는 글로벌 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됐다"며 “'내가 선택한 길이 맞았구나. 생각한 바를 실행하는 게 맞겠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를 비롯한 스타트업 대표들은 롯데가 진행하는 ‘글로벌 스타트업 연수 프로그램'을 통해 생생한 실리콘밸리 창업 환경을 엿보러 실리콘밸리에 왔다. 롯데 글로벌 스타트업 연수 프로그램은 지난 해 롯데가 신격호 창업주의 글로벌 도전 정신을 기리는 차원에서 처음 출범한 프로그램이다. 글로벌 진출 가능성과 진출 의지를 가진 스타트업 13팀을 선발해 이들이 이날부터 일주일 간 창업자, 벤처투자자 등과 교류하면서 해외 진출 기회를 모색한다.

김희수 라이트브라더스 창업자 겸 대표 /사진 제공=롯데


21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서니베일 AC호텔에서 진행된 롯데 글로벌 스타트업 연수 프로그램에는 김 대표를 비롯해 미국 진출에 뜻이 있는 스타트업 창업자들에게 실리콘밸리의 생생한 창업 경험을 전하는 강연자로 협업툴 솔루션 기업 '스윗(Swit)'의 이주환 대표가 나섰다. 이 대표는 "세상을 집어 삼킨 소프트웨어는 다 이곳 실리콘밸리에서 태어났다"며 "미국에 성공적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창업자가 직접 실리콘밸리에 오는 게 첫 번째"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세 번의 창업을 하면서 플립(국내 창업 후 해외 본사 이전)을 세 번 경험한 드문 사례다.

협업툴 솔루션 기업 '스윗(Swit)'의 이주환 대표 /사진 제공=롯데


21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서니베일 AC호텔에서 진행된 롯데 글로벌 스타트업 연수 프로그램 참가자들이 강연을 경청하고 있다. /사진 제공=롯데


실리콘밸리 소프트웨어가 글로벌 삼킨 이유

이 대표는 스윗을 창업하며 실리콘밸리에서 실제로 테크 업체 직원들이 쓰는 협업툴을 파악하기 위해 샌프란시스코부터 실리콘밸리에 이르는 25개에 달하는 공유 오피스를 모두 순회했다. 그는 “스타트업부터 중견기업을 비롯해 대기업이 있는 파이낸셜 디스트릭트까지 모든 오피스를 직접 돌면서 어떤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어떤 식으로 사용하는지 볼 수만 있게 해달라고 읍소했다”며 “한 기업을 많게는 4~5번까지 재방문하면서 시장 조사만 1년 반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가 이렇게 한 이유는 대기업이 각각 시스템 통합(SI) 업체를 두고 있는 한국에서는 업무용 협업툴에 대한 정확한 니즈를 파악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스윗은 지난해 구글 워크스페이스 마켓플레이스가 공식 추천한 혁신적이고 새로운 비즈니스 앱으로 뽑혔다.



이 대표는 막상 창업하고 시장을 개척해보니 실리콘밸리 제품이 세계화가 가능한 이유를 이렇게 꼽았다. 첫째가 전 세계에서 모여든 재능의 다양성, 둘째가 언어·인종·문화적 배경이 다양한 사람들을 하나로 뭉쳐 회사를 이끌게 하는 강력하고도 독특한 문화, 셋째로 땅이 넓기 때문에 필연적일 수 있는 열악한 인터넷 인프라다. 그는 “한국에 있는 디바이스나 네트워크를 기준점으로 제품을 만들지 않는다”며 “특정 위치를 정해두고 거기에 맞춰 업로드 속도를 제한한 뒤 그 상항에서도 잘 돌아가는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공지능(AI) 분석을 통한 개인 맞춤형 미국 이민 신청 플랫폼 로플리의 안준욱 대표는 “같은 창업 4년차인데도 배울 점이 많았다”며 “스윗이 보낸 시간들을 압축적으로 듣다 보니 앞으로 겪게 될 마일스톤을 한 눈에 보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김범수 트랜스링크 캐피털 파트너 /사진 제공=롯데


제품보다 창업자 역량 중요… 해결책보다 문제 인식 공감대 이뤄야

미국에서의 창업은 한국의 창업과 전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스스로 자신을 객관화하고 문제를 인식할 수 있는 창업자의 역량도 중요하다는 게 강연자들의 공통적인 조언이다.이어 강연에 나선 김범수 트랜스링크 캐피털 파트너는 실패 경험조차도 팔아서 펀드를 모금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객관적인 자기 인식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파트너는 2009년 온라인 동영상 강의 플랫폼 브라이트스톰을 창업, 8년간 운영한 바 있다. 창업가 선배이자 벤처투자자로서 투자 라운드를 아이 성장 단계에 비유하며 “유아기를 지나 본격적으로 성적표를 받아들기 직전인 시리즈A 단계부터는 객관적인 자기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스스로 정확한 판단을 위해 지금까지의 성장 속도가 충분히 빠른지, 반복이 가능한 수익 모델이 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성장 속도로는 글로벌 VC 와이컴비네이터가 제시한 주간 7% 이상의 매출 성장도 한 예시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 두 가지가 갖춰지지 않았더라도 기회는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두 가지가 충족되지 않다 싶으면 그간의 실패에서 얻은 교훈이라도 얻어야 한다”며 “실패조차도 판다는 각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많은 창업자들이 어떤 문제를 해결할 솔루션 위주로 투자자에게 접근을 하는데 투자자에게 문제를 인식시키는 게 더 우선 순위”라며 창업자들이 빠지기 쉬운 위험을 경계했다. 헬스케어 AI 스타트업 아카사의 김병학 테크 리드 “기존에 주어진 문제를 푸는 사람(Problem solver)이 아니라 문제를 새롭게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Problem Creator)이 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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