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광구’로 알려진 한일 대륙붕 공동개발구역(JDZ)은 차기 정부에서 한일 관계에 파란을 몰고 올 수도 있다. 양국이 지난 1978년 체결한 공동개발협정이 오는 2028년 만료되면 자칫 관할권 대부분이 일본 측으로 편입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양국은 2025년부터 협정 폐기 의사를 표시할 수 있다.
양국은 1987년까지 일곱 차례나 시추했으나 2000년대 초반 이후 모든 개발을 멈췄다. 일본이 시간만 끌면 유리하다는 속셈으로 공동 개발에서 철수했기 때문이다. 이런 계산은 대륙붕 경계선 기준이 과거에는 ‘육지로부터 쭉 이어진 수심 200m 이하(대륙연장설)’였으나 1990년대 이후 양국 영토로부터 등거리에 있는 중간 지점으로 바뀌고 있는 국제 관례에서 비롯된다. 만약 이렇게 되면 JDZ 대부분을 일본 측이 차지하게 된다. JDZ는 남한 면적의 80%쯤 된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중국도 JDZ 상당 면적을 자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일 공동개발협약이 종료되면 JDZ는 동북아 3개국 간 외교 안보와 경제 전쟁의 블랙홀이 될 가능성이 높다.
석유는 얼마나 묻혀 있을까. 한국석유공사는 2000년 초 일부 지역을 탐사한 결과 석유가 3억 배럴가량 매장돼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미국 우드로윌슨센터의 보고서(2005년)에 따르면 제7광구를 포함한 동중국해 일원에는 원유와 가스 추정 매장량이 사우디아라비아의 40%와 10배에 이른다는 놀라운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과학적 탐사 결과가 아니라 신빙성은 떨어지지만 제7광구 일대가 ‘아시아의 페르시아해’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정부가 올해 JDZ와 맞닿은 5광구에 탐사 예산을 배정한 것은 일본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정우진 한반도개발협력연구원 에너지자원센터장은 “협약 종료와 연장, 중국의 가세 등 시나리오별 대응 전략을 마련해 ‘총성 없는 전쟁’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구찬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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