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에 시가총액 2위로 코스피에 화려하게 데뷔한 LG에너지솔루션(373220)이 장중 신저가를 새로 썼다. 상장 전 열기가 빠르게 식으며 주가 전망에 먹구름이 드리우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지수 편입과 공급 확대 등으로 단기 수급이 개선될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23일 LG에너지솔루션은 전일보다 0.45% 오른 44만 2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장 초반 매도 폭탄이 쏟아지면서 신저가(43만 8000원)를 갈아치웠다. LG에너지솔루션은 상장 첫날 기록한 고점(59만 8000원)보다 26%나 내렸다. 시가총액도 상장 첫날 128조 원에서 이날에는 103조 원으로 25조 원이나 감소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주요 지수 편입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상승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에 특례 편입한 첫 유효일인 지난 15일에도 주가는 오히려 전 거래일 대비 2% 하락했다. 이날도 코스피200지수 편입 확정으로 패시브 자금이 유입되면서 수급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큰 폭의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이달 들어 개인과 외국인이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을 대거 팔아치웠다. 3일부터 전날까지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1449억 원, 2539억 원 순매도했다. 반면 기관 홀로 4087억 원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가 힘을 받지 못하는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 우려에 증시 전체가 휘청거린 영향이 컸지만 기대 일색이었던 회사의 전망에 부정적인 시각이 더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SK증권은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내려잡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내년 이후 성장성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되지만 금리 상승 국면인 올해 LG에너지솔루션의 낮은 수익성과 높은 밸류에이션은 고민거리”라고 했다.
외국계 증권사 CLSA도 투자 의견을 ‘매도’로 제시했다. CLSA 켄신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전기차 산업의 반도체 공급망 차질 우려로 예상보다 저조했다”며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으나 자동차 칩 부족 영향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상승 폭은 예상보다 낮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4월 솔랙티브 글로벌리튬지수 편입과 최근 공급량 증가세를 고려해 가파른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전혜영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테슬라향 원통형 배터리 출하가 두 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라며 “테슬라의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인 4680 배터리도 개발 중이며 완성차 업체들의 원통형 배터리 채택 비율 증가로 원통형 배터리 시장 내 점유율 확대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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