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이 빠르게 데이터를 처리하면서 에너지 소모도가 적은 페로브스카이트 광-논리소자를 개발했다. 컴퓨터의 두뇌 역할을 하는 반도체 논리소자는 인공지능(AI)·자율주행자동차·드론 등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나 초고속 데이터 계산, 처리 능력에 한계가 있어 에너지 소모가 크고 열이 많이 발생하는 문제가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원장 윤석진)은 박유신 센서시스템연구센터 박사 연구팀이 정건영 GIST 교수팀과 함께 광-반도체 소재인 유·무기 페로브스카이트 소재를 활용해 빛으로 작동하는 초고속·고효율 광-논리소자를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공동 연구팀은 원소 조성이 다른 두 종류의 페로브스카이트 박막을 샌드위치처럼 쌓아 적층형 페로브스카이트 광-논리소자를 구현했다. 페로브스카이트 광-논리소자는 원소 조성에 따라 각각 가시광선 (400~700㎚ 파장), 근적외선 (700~1050㎚ 파장) 영역의 빛을 흡수할 수 있고 흡수된 빛은 파장에 따라 서로 다른 극성을 통해 추출되는 ‘양극성 광 반응’을 보였다. 양극성 광 반응의 특성을 통해 페로브스카이트 광-논리소자는 빛의 파장·세기에 따라 추출되는 광전류를 쉽게 제어하고 입력값에 대해 한 가지 이상의 논리연산 결과를 만들어냈다. 하나의 소자에서 오직 한 개의 논리연산만 할 수 있었던 기존 논리소자와 달리 ‘AND’ ‘OR’ ‘NAND’ ‘NOR’ ‘NOT’ 등 다섯 가지의 서로 다른 기본 논리연산을 모두 구현한 것이다.
박 박사는 “높은 공간효율성과 집적도를 가지는 광-프로세서 개발이 가능하다”며 “빛 에너지만으로도 작동이 가능해 에너지 소모가 적은 초저전력 광컴퓨터를 구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페로브스카이트 광-논리소자는 앞으로 초소형·저전력 범용성 광센서 플랫폼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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