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선키스트(캘리포니아 감귤 협동조합), 프랑스에 크레디아그리콜(협동조합 은행)이 있다면 한국에는 농협이 있습니다. (최원병 전 농협중앙회 회장)”
지난 10년간 농협금융지주의 비전은 ‘아시아를 대표하는 글로벌 협동조합 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이다. 지난 2012년 지주 출범 이전까지 제대로 된 해외 영업망이 사실상 전무했던 농협금융에 있어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숙제였다.
첫 성과물은 농협금융 출범 이듬해인 2013년 나왔다. 2010년 개설한 미국 뉴욕사무소를 농협은행 뉴욕지점으로 성공리에 전환했다. 농협중앙회 시절 지배구조를 이유로 번번이 퇴짜를 맞았던 곳이라 의미가 남달랐다.
첫 단추를 끼우니 다음은 한결 쉬웠다. 2014년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패키지 인수와 함께 다수의 해외 네트워크가 넝쿨째 굴러들어왔다. 하지만 한동안 공을 들였던 중국 진출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해 속앓이를 했다.
2016년 동남아로 눈을 돌려 활로를 찾았다. 2017년에는 지주 산하 글로벌전략부, 은행 산하 글로벌사업본부를 신설하고 지주 담당 임원이 은행 본부장을 겸임하는 조직 체계가 갖춰졌다. 2020년 창궐한 코로나19 사태로 주춤하는 듯했으나 지난해 농협은행 런던사무소를 열며 재시동을 걸었다. 농협금융은 현재 9개국에 총 16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오는 2025년까지 13개 나라의 28개소로 늘리겠다는 게 농협금융의 중장기 목표다.
최근 손병환 농협금융 회장이 밝힌 그룹의 글로벌 전략은 ‘합종연횡(合從連橫)’이라는 열쇳말로도 축약할 수 있다. 신남방 시장 개척(합종 : 베트남·인도·인도네시아 등)과 글로벌 자본 시장 인프라 구축(연횡 : 홍콩·뉴욕·런던 등) 등 투 트랙으로 진행된다.
목표 달성을 위해 △글로벌 전략 투자 확대 △‘인도비료협동조합-키산 파이낸스(IFFCO-Kisan Finance)’ 사업 △NH투자증권과 베트남 대표 인터넷 금융 플랫폼인 ‘티모’ 간 협력 사업 등 3대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농협은행은 베트남협동조합연맹(VCA)과 ‘한베 스타트업 지원센터’도 설립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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