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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외부감사로 횡령 예방 가능한가

◆ 박재환 중앙대 경영경제대학 교수





횡령은 고의적인 분식회계와 함께 재무제표 왜곡으로 투자자에게 피해를 준다. 횡령과 같은 기업 내 부정행위는 불법적인 이익을 위해 내부자가 주도면밀하게 단독 혹은 공모하면서 발생한다. 하지만 공인회계사의 외부감사는 정해진 시기에 표본조사 방식의 감사를 수행한다. 이런 감사의 고유 한계 때문에 외부감사는 재무제표에 대한 합리적인 수준의 확신만 제공할 뿐 은폐 및 담합 같은 부정행위를 발견해내기 어렵다. 오스템임플란트에 이어 최근 또 다른 상장 회사에서 내부자 횡령 사건이 일어났다.

횡령과 같은 부정행위는 부정을 저지르는 동기와 부정을 저지를 수 있는 기회가 있어야 성립된다. 부정과 재무 정보 조작은 경영자의 압박에 기인하기도 하지만 내부 통제의 약점이 부정에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내부 통제가 잘 구축됐더라도 사람에 의해 운용되는지라 약점과 오류가 있기 마련이다.



외부감사는 내부 회계관리 제도의 구축·운용에 대한 기중 감사와 장부 잔액을 확인하는 기말 감사로 구성된다. 이런 감사는 감사 기준에서 정하고 있는 절차에 따라 기업과 사전에 약속된 시기에 수행된다. 부정행위를 주도하는 자는 감사인의 감사 시기와 방법을 잘 알고 있는지라 감사 전에 치밀하게 조작과 은폐를 감행한다. 하지만 횡령 금액이 늘어나서 더 이상 은폐와 조작이 어렵게 되면 최근 사건들처럼 횡령 사건으로 표면화된다.

요즘 부정행위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깊어지면서 감사인들이 불시에 감사 회사를 방문해 잔액을 점검한다고 한다. 혹시 있을지도 모를 기업 내 부정행위를 발견하기 위한 절차로 보인다. 부정의 기회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내부 회계관리 제도 운용의 적정성도 확인한다는 점에서 기중에도 불시에 잔액 확인이 필요하다. 외부감사에 대한 투자자의 기대에 부응하고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잔액 확인 절차를 제안해본다. 첫째, 감사인은 감사 회사와 거래 중인 금융기관의 잔고 및 거래처의 채권·채무 잔액이 회사 장부 잔액과 일치하는지 수시로 확인한다. 둘째, 감사인은 회사 내 감사위원회와 잔액을 확인하는 시기·횟수를 협의하고 승인으로 절차를 수행한다. 셋째, 감독 당국은 전자적 방식으로 해당 기관의 시스템상 금액이 신속히 회신될 수 있도록 필요한 절차를 마련한다.

외부 기관의 확인은 가장 믿을 수 있는 감사 증거다. 또한 전자적 방식으로 시스템상 금액을 확인하는 것은 사람의 개입이 없어 조작이나 변경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다. 이런 절차를 도입하면 감사인은 신뢰할 수 있는 외부감사 증거를 수시로 얻을 수 있다. 계속되는 기업의 부정 사건으로 투자자의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 더욱 진화하고 있는 기업 내 부정행위는 기회부터 봉쇄해야 한다. 외부감사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를 확보해 성장하는 기업의 성과가 투자자와 함께 공유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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