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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공포에 베팅"…개미 '우크라 침공'에 1조 담았다

외인·기관 매물 모두 받아내

반도체·車 중심으로 저가 매수

석유·방산주 일제히 큰폭 올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2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한 딜러가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증시가 출렁이는 가운데 개인들이 1조 원가량을 ‘베팅’하며 저가 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전쟁 여파가 걷히는 국면에서 반등할 것을 노리고 공포에 투자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6814억 원, 4855억 원을 팔아치운 반면 개인은 1조 1135억 원을 사들였다. 최근 4거래일로 넓혀서 보면 개인은 총 1조 9555억 원어치를 담았다.



개인이 주로 사들인 종목들은 시가총액 상위주들이었다. 삼성전자(005930)를 3417억 원 순매수했으며 SK하이닉스(000660)(1706억 원)와 현대차(1102억 원), 기아(967억 원), 삼성SDI(006400)(706억 원), LG화학(051910)(653억 원)도 많이 담았다.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위기로 외국인과 국내외 기관이 매도 물량을 쏟아낸 것을 개인이 받아낸 셈이다.

이날 투자 심리가 몰린 곳은 또 있다. 에너지 대란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 석유 및 천연가스 관련주와 방산주들의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중앙에너비스와 한국석유는 가격제한폭까지 올랐고 방산주 빅텍은 전날보다 23.84% 오른 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밖에 한일단조와 스페코는 각각 22.68%, 17.05%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개인들의 ‘사자’ 행보가 학습 효과에 따른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불거졌을 때 주가 급락 이후 급반등을 경험한 개인들이 베팅에 나섰다는 것이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역사적으로 지정학적 이슈는 단기적이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며 “러시아와 서방국가 간 외교 진행 상황을 주시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다만 화학과 반도체·운송 등 리오프닝(경기 재개)과 경기민감주 관련 가치주에 선별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가치주 가운데서도 중국 관련 경기민감주에 주목하고 투자 전략을 짜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 달 초 연중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기점으로 내수 확대를 위한 정책 지원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전면전까지 아니라 국지전으로 끝난다면 주식 매수가 나쁜 선택일 것 같지는 않다”면서 “3월 중국의 경기 반등이 이뤄진다면 반등의 발판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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