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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어 대금결제 거부…화물도착지 갑자기 바뀌고

■우크라 사태에 기업들 피해 속출

무협, 우크라이나 긴급 대책반 운영

대금결제·물류차질 등 최대 애로사항

블라디미르 메딘스키(왼쪽 두번째) 대통령 보좌관이 이끄는 러시아 대표단과 미하일로 포돌랴크(오른쪽 두번째) 대통령실 고문이 이끄는 우크라이나 대표단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벨라루스 호멜주에서 협상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철강업계에서 고부가가치의 컬러 강판 수출로 유명한 A사는 최근 경영 자금 운용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전 체결된 계약 건에 대해 선적을 시작했지만 대금을 아직 회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러시아와 독립국가연합(CIS) 국가로 화장품을 수출하는 B사 역시 우크라이나 바이어로부터 수출대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미 주문을 받아 생산하기 시작한 제품도 인수하지 않겠다는 바이어까지 등장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현지 기업과 연락이 닿지 않아 대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제품 인수를 거부당하는 등 국내 수출 기업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한국무역협회가 분석한 ‘우크라이나 사태 긴급애로 접수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24일부터 28일까지 5일간 101개 기업에서 ‘우크라이나 긴급 대책반’에 총 138건의 애로·건의 사항을 전달했다. 무역협회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4일 해당 지역과 교역하고 있는 국내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긴급 대책반을 구성하고 바로 운영에 돌입했다.

현재까지 우크라이나 긴급 대책반에 가장 많이 접수된 애로·건의 사항은 대금 결제(81건, 58.7%)다. 러시아 투블화 환율의 급등으로 대금 지급을 거부하는 경우도 연이어 발생했다.

물류 차질을 호소한 경우도 43건(31.2%)에 달했다. 휴대용 가스버너를 수출하는 C사는 최근 선사로부터 우크라이나에 하역 예정이었던 제품이 갑자기 “최종 도착지가 터키로 변경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도착지 변경으로 발생한 모든 비용은 C사가 떠안게 됐다. 가뜩이나 자금 사정이 여유롭지 못한 중소기업에 이 같은 ‘비용 폭탄’은 더 절망스럽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밖에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국제 사회의 경제 제재 등 핵심 정보 부족을 호소하는 기업들도 있었다.

피해 기업들은 경영 안정을 위해 은행의 대출기한 연장이 필요하다고 건의했으며 정부에는 수출자금 지원 및 수출자 피해보상을 요청했다. 국내외 경제 제재 진행 상황과 제재 대상 은행 및 기관 리스트도 제공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국가별 물류 정보 제공과 전략물자관리원·금융감독원 등 유관기관과의 연결을 통해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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