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월부터 생산과 소비가 동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 공급망 차질,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자산 시장 충격 등의 여파다. 특히 이번 쌍끌이 악화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 등 대외 변수가 반영되기 전이라 향후 경기에 대한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 1월 소매판매지수는 전월 대비 1.9% 감소했다. 승용차 판매가 줄어들면서 내구재 소비가 6.0% 내려 하락세를 견인했다. 같은 기간 전산업생산 또한 0.3% 감소했다. 광공업 생산은 0.2% 상승했지만 서비스업 생산이 0.3% 감소했다. 주요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기조 속 주식 등 금융 상품 거래가 줄어들면서 금융·보험 생산(-2.7%)이 주로 약세를 보였다.
경기의 흐름을 진단하는 선행종합지수 변동치 또한 올 1월 기준 7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설비투자는 2.5% 늘어났다.
이처럼 생산·소비의 동시 하락에도 정부는 낙관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미크론 확산 등 리스크 요인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연말에 이어 생산·투자 등을 중심으로 우리 경제의 회복 흐름이 이어지는 모습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이미 우리 기업의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제사회에서 러시아에 강도 높은 경제 제재를 가하면서 현지 진출 기업의 공장 가동이 멈추거나 거래 대금을 떼이는 일도 빚어지고 있다. 여기에 우리 정부의 늑장 대처로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 규제도 동맹국 중 유일하게 적용돼 대러 수출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 특히 에너지 가격 상승, 긴축 통화정책에 따른 금리 상승 등으로 기업의 채산성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러시아에 경제 제재를 가하면서 국제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오르고 공급망 또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우리 경제에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금리 인상 또한 기업 및 가계부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전반적으로 비용이 늘어 가계와 기업 모두 지출을 줄일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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