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 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과 관련해 조직 문화 실태 조사에 나선 외부 전문가들이 사과와 보상 등을 담은 권고안을 내놓았다.
남양연구소 조직문화개선위원회는 지난 1월부터 한 달여 동안 근로복지공단 내 질병판정위원회 자료 등 1500장의 서류와 익명 설문 조사, 10차례의 회의를 거쳐 이 같은 판단을 내렸다고 4일 발표했다. 현대차(005380)는 지난 2020년 9월 남양연구소 책임연구원 이 모 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사연이 뒤늦게 알려지고 조직 문화 개선을 요구하는 내부 목소리가 커지자 별도 위원회를 꾸려 조사를 의뢰했다. 개선위 관계자는 “현대디자인센터의 업무상 특성이 스트레스를 가중시킬 수 있는 환경이고 남양연구소는 센터별로 다른 업무 환경을 갖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개선위는 현대차에 연구소 기관장인 현 연구개발본부장의 사과, 도의적 책임에 따른 위로금 제공, 이상엽 디자인센터장을 포함한 운영 책임자에 대한 ‘적절한 조치’ 등을 권고했다. 개선위는 “유가족과 연구소 임직원에게 고인의 사망에 관해 연구소가 충분히 배려하지 못했고 일부 센터장 등 보직자에 의한 괴롭힘과 인권 감수성 부족 등의 문제점이 적지 않다”면서 연구개발본부장이 사과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조직 문화 문제에 대한 회사의 도의적 책임도 있다고 봤다. 이에 따라 고인의 자녀를 위해 신탁 제도를 활용한 위로금을 제공하고 유족이 희망하는 경우 위로금을 지급하는 민사상 합의를 권고했다. 이상엽 디자인센터장과 실장·팀장들에게는 ‘리더십 개선’ 특별 교육을 실시하고 적절한 조치의 필요성도 전했다.
개선위의 권고에 대해 현대차는 “개선위의 실태 조사 결과를 엄중히 받아들이고 권고 사항을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조직 문화에 대한 꼼꼼한 점검과 혁신으로 존중하고 신뢰할 수 있는 일터를 조성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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