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이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러시아 제재로 피해를 본 기업에 2조 원 규모의 긴급 금융지원을 시행한다.
금융위원회는 러시아 제재와 관련한 국내 기업의 리스크 및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이 같은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고 4일 밝혔다. 금융 당국은 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기업은행 등 국책은행의 자체 여력을 통해 피해 기업에 신규 운영 자금 특별 대출 2조 원을 이날부터 바로 공급한다. 세부적 공급 규모는 산업은행이 8000억 원, 기업은행 7000억 원, 수출입은행 5000억원이다.
지원 대상은 현지법인(지점) 설립, 공장설립 등 우크라이나·러시아에 진출한 기업이다. 최근 일 년간 현지에 수출입·납품실적이 있거나 예정된 기업, 같은 기간 현지에 수입·구매실적이 있거나 예정된 기업이다. 이들 기업은 모두 거래증빙서류를 제출할 수 있어야 한다. 관련된 협력·납품업체, 전후방 기업도 포함된다. 정부는 특히 자금애로가 상대적으로 큰 중견·중소기업을 집중해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들 기업에는 대출금리 인하(40~100bp), 전결권 완화 등 우대조건이 적용된다.
만기연장 등 특별상환 유예도 시행한다. 정책금융기관 대출·보증을 일 년간 전액 만기연장하고 시중은행 대출은 자율연장 유도를 추진할 방침이다. 단 우크라이나 사태 이전부터 부실기업으로 여신지원이 어려운 기업은 만기연장에서 제외한다.
금융 당국이 이 같은 지원 조치에 나선 것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국내 기업이 직·간접 피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면서다. 현지 진출 기업의 영업활동·수출입 거래가 제약되거나 중단되면서 대금결제에 차질을 빚고 있다. 해당 기업들의 협력·납품업체들까지 자금애로를 겪고 있다. 금융 당국은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원자재 가격변동, 공급망 리스크 확대 시 우리 경제 전반에 파급효과가 나타날 가능성도 대비해야 한다”며 “우크라이나 사태가 긴박하게 전개되고 있는 만큼, 산업별·부문별 피해 상황, 파급영향 정도·범위 등을 점검하면서 지원규모·대상 확대도 적극 검토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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