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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춰진 마켓컬리 IPO…이달에는 일정 돌입? [김민석의 IPO브리핑]

FI와 락업 기간'이견'에 상장 일정 지연

이달 말 지난해 실적 결산 들고 심사 청구 관측도

한 풀 꺾인 공모주 열기는 부담





마켓컬리의 상장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당초 1월 중 마켓컬리가 기업공개(IPO) 첫 공식일정인 상장 예비 심사를 청구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상장 일정과 관련해 아직까지 들려오는 새 소식은 없다. 김슬아 대표 지분율이 한 자릿수로 낮아 재무적 투자자(FI)들에 상장 이후 일정 기간 주식을 팔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내야 하는 상황인데, 대부분 FI들이 확약 자체에는 동의하고 있지만 그 기간에 대해 회사와 FI 간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확약은 ‘오케이’ 기간은 ‘글쎄’


상장은 마켓컬리와 FI들의 공통된 목표다. 회사는 치열한 e커머스 경쟁을 위해 뭉칫돈이 필요한 상황이고, FI들 역시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선 마켓컬리가 우선 증시에 올라야 한다. 문제는 마켓컬리가 외부에서 수차례 자금조달에 나서면서 창업자 김슬아 대표의 지분율이 7% 미만이라는 점이다. 경영 안정성과 상장 후 주주 보호를 위해 FI들이 상장 후 일정 기간 주식을 팔지 않겠다고 약속을 해줘야 상장이 가능하다.

FI들도 이 같은 상황을 모를 리 없다. 대부분 FI들이 의무 보유 확약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확약 기간이다. 시장은 필요 기간을 2년 이상으로 보고 있는데 비해, FI들은 기간을 최대한 줄이려는 입장으로 전해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김 대표와 경영진이 FI 설득에 매진하는 상황”이라며 “다만, 합의가 쉽지 않아 상장 예비 심사 청구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마켓컬리 FI들이 2년 이상 의무 보유를 쉽사리 확약하지 못하는 배경에는 증시의 높아진 불확실성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지속적인 금리 인상과 우크라이나 사태로 코스피지수 등이 하향 추세고 덩달아 새내기 상장 기업의 주가가 상장 후 점진적으로 빠져, 공모가를 하회하는 경우도 다수 나오고 있다.

3월 말~4월 일정 돌입 예상…한 풀 꺾인 공모주 열기는 ‘부담’


업계에 따르면 마켓컬리는 이르면 이달 말 상장 예비 심사를 위해 거래소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실적이 집계된 재무제표가 나오는 3월 말 이후 심사를 청구할 것이란 분석이다. 한 업계 고위 관계자는 “(FI들과의 합의가 이뤄진다는 전제로) 지난해 실적 결산을 보고 심사를 청구할 방침으로 안다”고 말했다.

마켓컬리가 3월 말 상장 예비 심사를 청구하면 하반기나 되야 증시 입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통상 상장 예비 심사는 2개월(45영업일)이 소요되기 때문에 청구 시점으로부터 통상 110일 혹은 120일 이후에나 증시에 입성할 수 있다. 더욱이 마켓컬리는 누적 적자 규모가 수 천억 원 수준으로 크고 김 대표의 지분율이 낮아 투자자 보호를 위한 거래소의 심사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상장 일정이 예상보다도 늦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상장 일정이 지연된 가운데 최근 공모주 투자 열기가 한 풀 꺾인 점은 마켓컬리에 부담이다. 지난해 SM상선부터, 올해 현대엔지니어링 등 조(兆) 단위 대어들이 수요예측 부진에 상장 일정을 접는 등 IPO를 통한 자금 조달이 예전에 비해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마켓컬리는 지난해 사모펀드 운용사인 앵쿼에쿼티파트너스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며 4조 원대 기업가치를 제시했다. 공모 시장에서 최소 5조 원 이상의 몸 값은 인정 받아야 FI들도 상장에 동의할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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