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불가능한토큰(NFT·Non-Fungible Token) 투자를 생각해보신 적 있으세요? 에디터도 NFT에 투자를 하고 싶어서 기웃기웃거려봤는데요. 쉽지 않더라고요. 어디서 거래를 해야 하는지도 잘 모르겠고, 어떤 상품을 사야 할 지도 판단이 안 섰어요. NFT 투자는 보통 미술품으로 하더라고요. 그래서 <코주부 레터>가 직접 해보기로 했습니다. 맨땅에서 시작하는 NFT 투자인 만큼 어떤 걸 사야 돈이 되는 지를 알려드리려는 글은 아닙니다. 처음이라 두려우신 분들,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한 글입니다. ‘N알못’이 전해드리는 극초보자를 위한 가이드라고 봐 주시면 될 듯합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아무 것도 모른채 시작한 NFT 미술품 투자
에디터는 소액이지만 암호화폐 투자도 조금씩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NFT는 어디서 투자할 수 있는지 전혀 몰랐죠.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NFT’로 검색해봤지만 마땅한 거래소가 눈에 띄지 않더군요. 그렇게 인터넷 검색 찬스를 계속 쓰다보니 ‘카카오 클립드롭스’라는 걸 알게 됩니다.(카카오 광고 아닙니다!! 카카오톡 메신저야 스마트폰에 웬만하면 설치돼 있을테니, 독자분들이 시험 삼아 해보셔도 어렵지 않을 듯해 선택했습니다.)
그런데 카카오 클립드롭스는 거래 수단이 카카오 가상자산인 클레이튼(KLAY)만 가능하더군요. 제 카카오 지갑에는 예전에 지갑을 개설하면서 받은 2클레이가 있었고요. 그리고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원 지갑에는 예전부터 갖고 있었던 140클레이 정도가 있었습니다. 클립드롭스에 올라온 작품들을 쭉 보니 50클레이 이상은 있어야 할 듯하더군요. 그래서 코인원에서 클레이를 출금해 클립드롭스로 옮기려고 했습니다.
시작부터 난관…트래블룰이 뭔지
우선 클립드롭스의 제 지갑 주소를 확인한 다음 코인원 앱에 입금할 지갑 주소를 입력했습니다. 그런데 출금(이체)이 안된다지 뭡니까. 몇 번을 시도했지만 클립드롭스로는 출금이 어렵다는 메시지만 반복됐습니다. 다시 인터넷 찬스를 쓸 수밖에 없었습니다. 인터넷에서도 저와 같은 사람들이 많은지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클립드롭스로 자산을 옮기는 방법이 쭉 소개돼 있었습니다.
사실 레터를 쓰기 전 가상자산 거래소에 있던 클레이를 클립드롭스로 옮길 때는 카이카스라는 개인 지갑을 사용했습니다. ‘거래소→카이카스→클립드롭스’ 이런 과정이었죠.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이 과정으로 이체를 하는 것이 가능했는데 현재는 이런 식의 방식을 거래소 측에서 승인하지 않고 있습니다. 안된다면 안된다고 메시지라도 보내줘야 하는데, 그냥 묵묵부답입니다. 직접 문의를 하면 카이카스를 이용한 이체는 불가능하다고 알려준다고 합니다.
이는 ‘트래블룰’ 때문이라고 합니다. 예전에 코주부 레터에서도 한 번 다루긴 했는데 간단하게 설명하겠습니다. 트래블룰이란 자금 세탁을 방지하기 위해 기존 금융권에 구축된 자금 이동 추적 시스템인데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이 지난달 25일 시작되면서 가상자산 거래소들도 이 트래블룰 구축을 현재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국내에서 트래블룰이 적용되면 가상자산 사업자는 가상자산을 100만원 이상 전송하는 송수신인의 신원 정보를 기록해야 합니다. 이 때문에 거래소에서 개인 지갑으로 암호화폐를 보내는 것을 막아놓은 듯합니다.
그나저나, 이 트래블룰…정말 불편합니다. 가상자산 거래소는 이미 계좌 보유자의 신원을 확보하고 있을테고 카카오 클립드롭스 역시 지갑을 생성할 때 본인 확인을 했는데 바로 이체가 안된다니요!! 거래소와 거래소끼리 보내는 것은 가능한 듯한데. 흠…이번 레터의 목적과는 다르니 일단 넘어가겠습니다.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클레이 옮기기
원래 카이카스라는 개인지갑 사용법을 말씀드리려고 했는데 이게 막혔으니 이제 방법은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를 통할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급하게 바이비트를 통하면 된다고 해서 이 방법을 소개해보겠습니다. 거래소→바이비트→클립드롭스로 움직이는 방법입니다. 글이 너무 길어지니 간단하게 소개하겠습니다.
지갑 주소가 확인되면 이제 자신의 가상자산 거래소에 “이 계좌가 내 계좌다”라는 것을 알려주고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자신의 이메일과 지갑 주소가 함께 나온 화면을 첨부해 달라고 하는데 문제는 바이비트에서는 이메일과 주소가 함께 나오는 화면이 없습니다. 그래서 지갑 주소가 나오는 화면 캡쳐 사진과 첫 로그인 화면에서 지갑 주소가 나오는 화면까지 그 과정을 저장한 동영상을 함께 첨부했습니다. 과정을 어떻게 저장해? 라고 하시는 분들도 계실텐데요. 화면 저장하는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됩니다. 여러가지가 있지만 에디터는 반디캠을 사용했습니다.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승인을 해주면 거래소→바이비트로 클레이를 이체할 수 있습니다. 다음은 바이비트에서 카카오 클립드롭스로 클레이를 옮겨야 합니다. 바이비트 앱을 사용해서 옮겼는데요. 구글 OTP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합니다. 바이비트 앱에서 하라는 데로 설치하고 인출(withdraw)을 누른 뒤 또 다시 이메일과 구글 OTP 인증을 하면 클립드롭스로 인출이 됩니다. 간단하게 설명하려고 했는데, 제가 하면서 막혔던 부분을 설명하려니 꽤 길어져 버렸습니다.
NFT 투자에도 광클이 필요하다
우여곡절 끝에 클립드롭스에 클레이를 이체시켰으면 이제 마음에 드는 작품을 선택해 매수하면 됩니다. 전 와이프님께서 구매 대상 작품을 찍어주시고, 구매를 위한 ‘광클’을 해주셨습니다.(왜 광클이 필요한지는 뒤에 보시면 이해를 하실 겁니다.) 클립드롭스는 사용자가 무척 쉽게 작품을 사고 팔 수 있도록 돼 있었습니다. 2월 초부터 어떤 작품을 살지 열심히 ‘눈팅’을 했습니다. 그러다 판매예정 목록에 딱 올라와 있는 한 작품이 무척 눈길을 끌었는데요. 아래 작품이었습니다.
작품 제목은 ‘nom@dape-K’였습니다. 2월 9일 오전 9시에 오픈한다고 해 기다렸는데요. 예정목록에 올라온 순간부터 ‘좋아요’가 많더니 결국 못샀습니다. 판매를 개시한 지 단 7초 만에 매매가 완료되더군요. 최초 판매가격은 135클레이였어요. 그런데 최근 거래가격은 2,199클레이더군요. ㅠㅠ 무려 16배가 넘는 가격에 거래됐어요. 평균 거래가격도 749.89클레이나 되네요. 클릭만 빨리 했으면 꽤 괜찮은 투자가 됐을뻔 했는데. 속이 쓰렸어요.
아쉽지만 새로운 작품을 찾아봤습니다. 한참 동안 마음에 드는 작품이 없어 계속 눈팅만 했는데 드디어 판매 예정 목록에 눈에 띄는 작품이 하나 보이더군요. 김단하 디자이너의 ‘단하 궁중 컬렉션 궁중보자기’라는 작품인데요. 판매예정가는 55클레이였어요. 무수한 ‘좋아요’ 표시에 콩깍지가 씌여 “이건 사야해”를 되뇌이며 판매가 시작되는 날을 기다렸죠. 첫 판매일이 휴일이었는데, 아침부터 일어나서 ‘광클’ 준비를 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판매 개시! 열심히 클릭한 덕분인지 운좋게 구매를 할 수 있었어요.
구매에 성공하자 바로 고민이 생기더군요. 바로 매매를 할지 조금 더 가지고 있어볼지 말이에요. 결국 조금 더 보유하자는 생각으로 매일 매일 거래 상황을 지켜봤습니다. 판매 후 얼마 되지 않아 250클레이에 재판매됐다는 통계가 뜨더라고요. 더 이상 기다리지 못한 에디터. 과감하게 210클레이에 매도하겠다고 등록했습니다. 그런데 250클레이를 정점으로 거래가 뚝 끊긴 건지 팔리지 않고 있어요. 망~. 그래서 그냥 맘 편하게 쭉 보유해보기로 했습니다. 언젠가 이 작품의 가치를 높게 생각하는 분이 나타나면 팔리겠죠. 주식, 코인에 이어 NFT에서도 ‘비자발적 존버’가 시작됐습니다. 아직도 보유 중입니다.
NFT도 ‘될놈될’…재판매 잘 안되기도
클립드롭스에 등록된 작품은 무척 다양하더군요. ‘DJ KOO’ 구준엽씨나 배우 하정우씨, 가수 나얼씨 등 셀럽들이 제작한 작품도 있고요. 가수 김광석씨를 추모하며 김광석 스토리하우스에서 제작한 작품도 있었어요. 그리고 설치미술가인 차민영 작가, 일러스트레이터 명민호 작가 등 미술과 관련한 전문 아티스트들의 작품도 찾아볼 수 있었어요.
클립드롭스는 판매 수수료도 있어요. 구매자에게는 부담되지 않고 판매자에게만 체결금액의 5%를 수수료로 부과하는데요. 여기에 제작하신 분을 위한 크리에이터 보상액도 있어요. 크리에이터 보상액은 구간별로 최대 판매금액의 0.1~10%가 부과됩니다.
클립드롭스를 이용한 NFT 투자기를 간단하게 나마 소개해 드렸어요. 그런데 인기 있는 작품과 그렇지 못한 작품 간 차이가 심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에디터가 구매에 실패한 ‘nom@dape-K’는 최초 판매한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았는데 30건 넘게 매매가 됐는데 또 어떤 작품은 1~2건에 불과한 경우도 있고요. 에디터가 구매한 작품 역시 지금까지 11건이 거래됐는데 이 정도면 거래가 많은 편에 속하는 듯했습니다. 만약에 재판매를 통해 단기적으로 이익을 보겠다는 분이 계시다면 꼭 염두에 두셔야 할 듯합니다.
재판매에는 실패했지만 에디터는 현재 갖고 있는 작품을 당분간 더 보유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괜찮은 작품이 있다면 또 사두려고 합니다. 언젠가는 오르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없지 않지만, 집에는 없는 ‘오리지널’ 작품을 보유하고 있다는 만족감이 현재로서는 더 큰 듯합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디지털 마스터피스의 소유자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이번 레터를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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