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을 위한 대표 정책 모기지 상품인 보금자리론의 대출 신청 시점이 대출 희망일 40일 전에서 30일 전으로 완화됐다. 봄 이사철을 맞아 실수요자를 지원하겠다는 취지이나 금리 상승과 겹치면서 정작 시장 수요는 살아나지 않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지난달 28일부터 보금자리론의 신청을 대출 희망일로부터 최소 30일 이전에 하도록 방침을 바꿨다. 2월 28일 전까지만 해도 대출을 받기 최소 40일 전에 보금자리론을 신청해야 했다. 가령 2월 28일 기준으로 이전에는 잔금일이 4월 9일 이후인 경우에만 보금자리론 신청이 가능했으나 이제는 3월 30일 이후부터 신청이 가능하다. 주택 구입을 위해 보금자리론을 신청하는 데 시간적 제약을 덜 받게 되는 셈이다. 보금자리론은 집값 6억 원 이하, 연소득 7000만 원(신혼부부 8500만 원) 이하의 무주택자를 대상으로 하는 고정 금리 주택담보대출이다. 시중은행 주담대보다 금리가 낮은 데다가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최대 70%로 높아 수요가 높다. 지난해 말 ‘빚투’ ‘영끌’ 열풍이 불면서 보금자리론의 수요가 급증하자 신청 기간을 대출 희망일로부터 최소 50일 전으로 늘려 적용하기도 했다. 주금공 측은 “공사 정책 모기지 집중 현상이 일부 완화됨이 확인돼 대출 신청 가능 시기를 변경했다”며 “3~5월 이사철을 앞둔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을 원활하게 지원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대출 신청일 조정에도 주택 거래 자체가 얼어붙어 보금자리론의 신청이 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 1월 전국 주택 매매 거래량은 4만 1709건으로 8년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금리 인상도 부담이다. 이달 보금자리론 금리는 40년 만기 기준 3.8%다. 한 달 전보다 0.3%포인트 올랐다. 7년여 만에 최고 수준이다. 30년 만기 보금자리론의 경우 이달 3.75%로 1년 전 대비 1.15%포인트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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