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쏘카가 SK㈜에 이어 롯데그룹을 새로운 주주로 맞았다. 본격적인 상장을 앞두고 기존 투자자(FI)들의 투자금 회수를 돕고, 대기업 계열사를 전략적 투자자(SI)로 들이면서 IPO 행보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가치로는 약 1조 3000억 원을 인정받았는데 주주 구성이 FI 중심에서 장기적 관점의 전략적 투자자(SI)로 바뀌면서 상장 몸 값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렌탈은 7일 기존 쏘카 FI들로부터 주식 405만 5375주를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인수 가격은 1832억 원으로 롯데렌탈의 쏘카 지분율은 13.9%다. 쏘카의 기업가치를 1조 3139억 원으로 평가한 셈이다.
이번 롯데렌탈의 지분 매입은 쏘카의 IPO 추진에도 큰 힘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비교적 단기적 관점의 FI 지분을 장기적 사업 협력을 원하는 롯데그룹에 넘기면서 주주 구성이 탄탄해졌다. 쏘카는 이미 SK㈜를 2대 주주(지분율 22.21%, 2020년 말 기준)로 들였는데, 롯데그룹까지 주주에 합세하면서 각종 사업 협력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가 예상된다.
또한 상장 이후 FI 지분 매각으로 인한 오버행(대량 대기 매물) 부담을 덜어 공모주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을 것으로 보인다. 조(兆) 단위 기업가치를 인정 받은 점도 의미가 있다. 쏘카는 약 3조 원 수준의 몸 값으로 증시 입성을 노리는 것으로 전해졌는데, 상장에 앞서 롯데그룹으로부터 1조 3000억 원 이상의 몸 값을 인정 받으면서 공모가 산정의 기준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상장 일정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쏘카는 지난 1월 5일 거래소에 상장 예비 심사를 청구해 둔 상황이다. 다만 심사 결과는 지난해 온기 실적이 집계되는 3월 말 이후 나올 것으로 보이는데, 4월 중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 5월에는 증시 입성이 가능하다. 한 IPO 관계자는 “기존 2대 주주인 SK에 이어 롯데그룹이 쏘카에 투자하면서 공모주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IPO 시장에 온기가 남아있는 빠른 시일 내에 증시 입성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쏘카 투자로 모빌리티 생태계 확장을 통한 신규 성장 동력 확보를 기대하고 있다. 쏘카와 전기차·충전결합주차·자율주행 등 미래 모빌리티 사업 생태계 조성을 공동으로 추진할 것으로 전망되며, 물류·유통·멤버십 등 다양한 롯데그룹 계열사가 전략적 협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앞서 롯데그룹은 쏘카 투자 이전에도 중앙제어를 인수하고 추가적인 유상증자로 전기차 충전소 운영사업 진출 등을 추진해왔다.
/김민석 기자 se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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