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갤럭시S22 시리즈 ‘GOS(게임최적화서비스)’ 적용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지만 성능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소비자들은 원가 절감을 위해 성능을 제한했다는 불만을 제기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갤럭시노트7 배터리 폭발’에 대한 트라우마가 삼성측의 발열관리에 대한 집착을 낳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GOS ‘성능 우선 모드’를 추가하는 업데이트를 준비 중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4일 공지를 통해 “현재는 이용자 의사와 관계없이 GOS가 작동하지만 이용자가 이를 선택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GOS는 스마트폰 모바일AP를 최적화해 발열과 전력소모를 제한하고 최상의 사용감을 제공하기 위한 수단이다. 갤럭시S7부터 쓰였지만 지난해 말 원 UI 4.0 업데이트부터 강제 적용되기 시작했다. 문제는 GOS가 스마트폰 성능을 강제로 하락시킨다는 데 있다. 또 벤치마크(성능측정) 앱에서는 GOS가 적용되지 않아 성능 ‘뻥튀기’ 논란이 일었다.
스마트폰은 작은 크기 때문에 PC처럼 냉각팬을 설치할 수 없다. 때문에 방열판만으로 열기를 빼내야 한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갤럭시S22+·울트라에 신형 냉각제를 적용한 베이퍼챔버를 적용했다. 그러나 갤럭시S22 기본형에는 베이퍼챔버를 탑재하지 않았다. 이에 일각에서는 “원가 절감을 위해 냉각부품을 적게 넣었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원가 절감을 위한 성능 포기는 억측이라는 반론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플래그십 스마트폰이 고작 몇 g의 부품 가격이 아까워 성능을 제한했다는 건 믿기 힘들다”고 말했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온도 기준점을 지나치게 낮게 잡은 이유로 ‘배터리 트라우마’를 꼽는다. 스마트폰 방열판은 필연적으로 배터리를 덮어 열기를 후면으로 빼내는 구조다. 배터리가 과열된다면 폭발이 일어날 수도 있다. 삼성전자가 GOS 강제 적용에 관해 “소비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다는 방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해온 점도 이 같은 맥락에서 해석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갤럭시노트7 사태 이후 삼성전자는 배터리 안정성을 최우선에 두고 있다”며 “갤럭시S21이 발열 논란을 겪은 점도 이번 GOS 사태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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