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에 니켈 투자자들이 날벼락을 맞았다. 서방의 경제 제재로 러시아가 큰 손인 니켈의 공급이 빠듯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심화되면서 니켈 가격이 하루 아침에 70% 폭등했고 그 여파로 니켈 가격 역방향에 2배로 베팅하는 ‘니켈 2배 인버스 상장지수증권(ETN)'이 거래정지는 물론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다.
한국거래소는 대신증권의 '대신 인버스 2X 니켈선물 ETN(H)'의 매매 거래를 중단시킨다고 8일 공시했다. 거래소는 "ETN의 기초지수 종가가 ‘제로(0)’가 된 사실이 확인돼 ‘투자자 보호’를 위해 거래를 정지시킨다"며 “기초지수 종가가 0이 되면 ETN의 지표가치도 0에 수렴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지표가치란 투자자가 만기까지 ETN을 보유할 경우 증권사로부터 상환받는 금액을 말하며 ETF의 ‘순자산가치(NAV)’에 해당하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대신 인버스 2X 니켈선물 ETN(H)'은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거래되는 니켈 선물 일간 상승률의 마이너스(-) 2배만큼 수익을 내는 이른바 '곱버스' 상품이다. 전일 LME에서 니켈 선물이 66.25% 급등 마감하면서 해당 상품은 100%가 넘는 하락세를 기록해 내재가치가 0원에 수렴하게 됐다. 전세계 니켈 수출량의 10% 가량을 담당하는 러시아에 대한 서방 국가의 제재 수위가 심화되면서 니켈은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상폐 수순을 밟는 국내 첫 ETN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TN는 전일 지표가치에 당일 지수 변동률을 곱해 적정 값어치라고 할 수 있는 지표가치를 산정한다. 하지만 이날 지표가치가 0까지 추락하면서 상장 증권으로 지속가능성이 불투명해졌다. 다시 말해 이날 해당 ETN의 지표가치가 0원으로 확정됐기 때문에 향후 니켈 값이 얼마나 상승하는지 여부와 관계 없이 앞으로 지표가치는 계속 0으로 유지된다는 의미다. 전일 종가 기준 '대신 인버스 2X 니켈선물 ETN(H)'의 시가총액은 17억 원으로 투자자들은 전액 손실 가능성에 직면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해당 ETN의 기초지수 산출 업체인 S&P가 향후 위원회를 열어 지수 처리에 대한 결정을 내리겠다고 밝힌 상태”라며 “해당 변수를 확인한 뒤 상폐 의사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거래소의 결정 이후 투자자 보호 등 대책을 안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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