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임금 근로자들이 평균 49.3세에 퇴직하고 이 중 절반 가까이는 정년 이전에 비자발적인 조기 퇴직을 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반면 노동시장에서 퇴장하는 실질 은퇴 연령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는 8일 발간한 ‘늦어지는 은퇴, 생애주기 수지 적자에 대비하라’ 보고서에서 최근 10년간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퇴직·은퇴 동향을 분석했다.
센터가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기준 55∼64세 연령층의 주된 일자리 퇴직 연령은 평균 49.3세, 퇴직 시 평균 근속 기간은 12.8년으로 조사됐다.
평균 퇴직 연령은 최근 10년간 약 49세에 머무르며 법정 정년인 60세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임금 근로자의 퇴직 사유를 보면 정년퇴직은 9.6%에 불과했다.
반면 권고사직·명예퇴직·정리해고(15.6%), 사업부진·조업중단(16.0%), 직장 휴·폐업(9.7%) 등 비자발적 조기 퇴직 비중은 41.3%를 차지했다.
최근 7년간 정년퇴직 비중은 낮아지고 있지만 비자발적 조기 퇴직 비중은 높아져 생각보다 이른 퇴직에 대비할 필요성이 커졌다고 센터는 설명했다.
소비지출액이 근로소득을 넘어서는 나이인 생애주기 수지 적자 전환 연령은 지난 2010년 56세에서 2019년 60세로 높아졌다. 이는 퇴직 후에도 대체 일자리에서 경제활동을 지속해 실질 은퇴가 미뤄졌다는 의미다.
노동시장에서 퇴장하는 실질 은퇴 연령은 2018년 기준 평균 72.3세였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위이며 초고령사회인 일본(70.8세)보다 높은 수준이다.
박지혜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연구원은 “노후의 생애주기 적자에 잘 대처하려면 청장년기 소득의 일부를 꾸준히 적립해 연금 자산을 마련하고 퇴직 급여는 개인형퇴직연금(IRP) 계좌에서 가급적 장기간 운용·축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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