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에 이어 주유소들도 카드수수료 인하를 요구하고 나섰다. 국제유가 급등과 주유소의 경영난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유가 인상분만큼 주유소 카드수수료를 인하해 달라는 목소리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한국석유유통협회는 '고유가에 신용카드사 폭리, 주유소 카드수수료율 조정해야'라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한국석유유통협회는 "최근 국제유가 상승으로 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국민의 유류비 부담이 크게 늘었다"며 "주유소의 신용카드 결제비율이 95% 수준(2021년 통계)인데, 주유소 카드수수료가 매출액에 대해 1.5% 정률로 적용되기 때문에 기름값이 오르면 수수료도 함께 오르는 구조라 유가 상승의 요인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석유유통협회가 공개한 오피넷(석유공사) 통계에 따르면 휘발유는 지난해 2월 리터당 1463원에서 지난 2월 1740원으로 18.9%(277원), 경유는 같은 기간 리터당 1263원에서 1564원으로 23.8%(301원) 인상됐다. 한국석유유통협회는 "유가 상승으로 신용카드사들의 수수료 수익도 20% 가량 증가했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이어 "현행 1.5%인 수수료율을 1%로 인하하면 소비자의 유류비 부담을 연간 2425억원(2021년 기준) 낮출 여력이 생길 수 있다"며 "고유가로 소비자와 주유소의 부담은 느는데 카드사는 고수익을 올리는 불합리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주유소 카드수수료율을 유가 수준에 연동해 탄력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달 28일에는 한국마트협회가 카드사의 수수료 인상 결정 통보에 반대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마트협회에 따르면 최근 9개 카드사(신한·KB국민·삼성·현대·롯데·하나·우리·비씨·NH농협카드)는 조정된 카드수수료율을 통보했다. 기존 평균 수수료율은 1.98~2.16% 수준이지만 카드사가 통보한 수수료율은 2.06~2.28%로 하단 0.08%포인트, 상단은 0.12%포인트 올랐다. 이에 협회는 수수료율을 가장 높은 폭(0.26%)으로 올린 신한카드의 가맹점 해지와 법인카드 및 주거래은행 전환 등 신한카드와 관계된 모든 금융거래를 중단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올해부터 영세·중소 카드 가맹점의 우대수수료율이 기존 0.8∼1.6%에서 0.5∼1.5%로 추가 인하됐다"며 "소상공인의 입장을 고려해 수수료 협상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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