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언론은 윤석열 후보의 당선 소식을 전하면서 한중 관계가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예상했다.
1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SCMP)는 윤석열 당선인이 “북한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한국의 최대 교역 파트너인 중국과의 관계를 ‘재설정(reset)’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SCMP는 윤 당선인이 선거 운동 기간 현 정부가 북한과 중국에 편향돼 있고 수십년간 이어져온 한미동맹을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 당선인이 북한의 핵 개발에 대응하고 동맹국에 대한 공격을 억제하기 위해 보다 강력한 ‘미국의 확장 억지력’을 고려하겠다고 한 점도 언급했다. SCMP는 “윤 당선인이 미국과의 동맹을 기반으로 군사력을 통해 질서를 유지하는 것을 선호한다”며 "그러나 이러한 접근 방식은 지역의 불안정성을 증가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윤 당선인이 중국과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협력의 새 시대'를 열고 정기적인 고위급 전략 회담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중국이 우려하는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추가 배치 가능성을 열어둔 것에 대해서는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8일 사드 추가 배치 등의 이슈가 재개되면 한국의 화장품, 식품, 쇼핑, 엔터, 관광 등 기업이 중국의 제재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환구시보는 일부 전문가들이 민감한 외교 문제에 대한 윤석열 당선인의 거칠고 과격한 발언이 단점을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타임즈는 "여론의 예상대로 '역사상 가장 예측하기 힘든 결과'였다며 이번 선거에서 당선자가 결정되기까지 치열한 과정을 거쳤다고 밝혔다.
루 차오 랴오닝대학교 미국동아시아연구소장은 “중국은 한국의 중요한 전략적, 경제적 파트너”라며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는 정책은 한국에게 가장 큰 이익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선거 운동 당시 사회가 분열 양상을 보이는 것도 중요하다는 반응이다. 환구시보는 “선거 운동으로 악화된 사회적 격차를 해소하는 것은 경기 침체와 같은 문제를 다루는 것보다 한국의 새 대통령에게 더 시급한 과제”라며 “한국에 이번 선거는 '비극적'이었고 사회에 너무 큰 고통을 안겨줬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이 중국에 대해 거친 발언을 이어왔지만 앞으로의 한중 관계가 악화되지 않을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선거 환경에서 후보자들이 한 발언은 실제 정책 제안을 나타내지 않는다는 것이다. 루 소장은 “30년 전 한중 수교 이후 경제 호혜와 정치적 상호 신뢰의 정세가 형성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중국과 미국의 경쟁 상황에서 한국은 기본적으로 자국의 안보와 경제적 이익을 보장하기 위한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며 “한국이 자국의 정치적, 경제적 이해관계에 부합하는 외교정책을 수립해야만 향후 발전방향에 부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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