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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간 2.7조 쓸어담은 개인…반도체·자동차株 웃을까

개인, 수출 우량주 톱5 4조 '사자'

외국인은 금융·해운 등 선별투자

변동장서 상반된 투자전략 눈길





대외적 리스크에 출렁이는 변동장에서 개인과 외국인투자가들이 상반된 투자 전략을 취해 눈길을 끌고 있다. 개인들이 공급난과 원가 상승에 타격이 컸던 수출 우량주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저가 매수에 나선 반면 외국인은 이들 종목을 집중 매도하고 그 자리를 물가 상승기 수혜주로 채우는 대체 작업에 나선 모습이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변동 폭이 7% 가까이 커진 지난 한 달간(2월 7일~3월 10일) 개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만 약 4조 6000억 원을 사들였다. 이 중 삼성전자(005930)(순매수 2조 270억 원), 현대차(005380)(6695억 원), LG에너지솔루션(373220)(5082억 원), LG화학(051910)(4577억 원), 기아(000270)(4528억 원) 등 5개 종목에 대한 순매수 규모만 4조 원이 넘는다. 이들 업체는 모두 코스피 시가총액 최상위 종목이자 최근 글로벌 공급 차질, 원가 부담 우려에 주가가 직격타를 맞은 대형 수출주라는 공통점이 있다.

갖은 악재로 코스피가 2600선까지 밀려난 상황에서 이들 주요 종목의 주가가 빠질 대로 빠졌다고 판단한 개인들이 저가 매수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연초 대비 삼성전자는 10%, 현대차·기아는 18~21%, LG화학 등 배터리주의 경우 35%대까지 주가가 빠진 상태다. 특수 가스부터 시작해 핵심 소재로 사용되는 원자재의 가격 급등과 수급난으로 빚어진 반도체·배터리 등의 생산 차질 우려가 자동차 업계까지 연쇄적으로 확산된 영향이다.



반면 외국인은 국내 경기 민감 우량주들을 대거 팔아치우고 그 자리를 인플레이션 방어주 및 수혜주로 채우는 모습이다. 외국인 순매수 2위를 차지한 HMM(011200)(5641억 원)은 공급난 지속에 따른 운임 상승 수혜가 기대되는 대표 해운주다. 3~5위는 우리금융지주(316140), 하나금융지주(086790), 카카오뱅크(323410) 등 금융주가 차지했다. 이 기간에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삼성전자(순매도 8462억 원), LG에너지솔루션(7058억 원) 등이었다.

증권가에서도 두 투자 주체의 전략에 대해 엇갈리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향후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될지에 따라 대응책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물가 상승세가 상반기 중 정점을 찍는다면 그간 낙폭이 컸던 주요 수출주들이 가장 먼저 반등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반면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를 동반하는 경기침체) 국면으로 이어질 경우 물가 상승기에도 실적 호전을 이룰 수 있는 업종에 대한 선별 투자가 안전하다는 판단이다. 아직 주가 바닥이 확인되지 않은 만큼 섣부른 저가 매수는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 역시 제기됐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2분기 인플레이션 정점 형성 후 안도감으로 성장에 맞춘 자산 전략이 단기적으로는 유리하다”면서도 “하반기 후반으로 갈수록 인플레이션 위험 인식이 재차 확대되면 시장 변동성이 다시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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