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에 인수된 한국미니스톱이 직원들의 연이은 이탈 등으로 내홍을 겪고 있다. 장기 실적 부진과 기업 매각 결정에 이어 매각 위로금 이슈까지 겹치면서 직원들의 사기가 크게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미니스톱의 내부 갈등이 계속될 경우 롯데그룹의 세븐일레븐은 큰 돈을 들여 미니스톱을 품고도 당초 기대했던 인수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할 것으로 우려 된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롯데그룹에 약 3133억 원에 매각된 한국미니스톱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가 이달 중 종료될 예정인 가운데 한국미니스톱 직원들의 이직 러시가 업계에서 회자되고 있다. 편의점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경력 채용을 실시하면 지원자 10명 중 5명 이상이 미니스톱 출신”이라며 “미니스톱 직원들의 이직률이 평소보다 더 높은 편”이라고 전했다.
미니스톱 직원들의 이직은 수년 째 적자가 이어지던 중 지난해 매각 이슈가 거론되면서 더 빈번해졌다. 미니스톱은 지난 회계 연도(2020년 3월~2021년 2월)에 14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 감소한 1조795억 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최근 매각 후 진행된 노사협의 과정에서 결정된 매각 위로금 때문에 직원들의 불만은 커졌고 사기는 더 떨어졌다.
미니스톱은 지난 11일 노사협의회를 열고 임직원 500여 명에게 매각 위로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근속 기간과 직책에 따라 금액 규모가 다르며, 지급 시점은 딜 클로징 이후 1개월 전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 따르면 미니스톱 노사협의회가 결정한 위로금이 1년 차는 월급의 100%, 2~3년 차는 102%, 5~7년 차는 105%다. 여기에 점장에게는 20%, 담당에게는 30% 추가 지급한다. 이는 최근 유통업계에서 진행 된 인수합병(M&A) 매각 위로금 규모와 꽤 차이가 난다. 지난해 말 신세계그룹에 인수된 이베이코리아(현 지마켓글로벌)의 경우 연봉의 50%를 위로금으로 지급했고, GS리테일에 인수된 ‘요기요’ 운영사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현 위대한상상)의 경우 월급의 200%에 근속공로금을 추가로 지급했다. 심지어 이처럼 기대에 못미치는 수준의 매각 위로금을 노사협의회가 전체 직원 동의 없이 일부 상급자들 사이에서 진행된 투표 결과 만으로 결정하면서 내부 분위기가 더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내부 직원들의 이직 행렬이 가맹점 이탈로도 이어질 것으로 우려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오랜 시간 신뢰를 쌓던 내부 직원들이 회사를 옮기면 자연스레 가맹점주 입장에서도 다른 곳과 계약을 맺으려 할 수 있다”고 전했다. 미니스톱의 전체 점포 수를 흡수하지 못하면 CU와 GS25에 이어 공고한 3위 사업자로서의 지위를 노린 세븐일레븐도 인수 효과를 제대로 보지 못할 수 있다. 현재 세븐일레븐 점포는 1만1000여 개 정도다. 미니스톱 인수 시 1만3700여 개로 늘어 CU·GS25(1만5000여 개)와의 격차를 좁힐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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