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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가 오르고 매물 회수…대선후 위상 달라진 ‘구축 아파트’

재건축 활성화 기대에 강세

전국 연령별 매매가격지수

'20년 초과' 107.2로 최고

5년이하 신축은 대폭 하락

준공 30년 전후 아파트가

당분간 시장 주도할 듯

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연합뉴스




제 20대 대통령 선거 이후 재건축 기대감이 커지며 서울 내 20년 초과 아파트의 가격이 강세를 띠는 모습이다. 주요 재건축 단지에서는 대선 전 뚝 떨어졌던 호가가 슬금슬금 오르거나 시중에 나왔던 매물이 회수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3월 첫째주(7일 기준) 전국 아파트 연령별 매매가격지수는 오래된 아파트일수록 높은 경향을 나타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0년 초과 아파트의 매매가격지수가 107.2로 가장 높았다. 이어 △15년 초과~20년 이하는 106.7 △10년 초과~15년 이하는 106.2 △5년 초과~10년 이하는 104.7 △5년 이하 104.2로 신축일수록 매매가격지수가 낮았다.

주간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에서도 구축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3월 첫째주 20년 초과 아파트는 보합(0.00%)을 기록해 가격 하락을 방어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5년 이하 신축은 전주 대비 0.09% 하락하며 지난해 12월 20일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했다. 5년 초과 10년 이하는 -0.03%, 15년 초과 20년 이하도 -0.01%를 나타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신축일수록 매매가격지수와 상승률이 더 높았던 상황이 역전되면서 구축의 위상이 높아진 것이다. 공급 가뭄으로 신축 아파트 가격이 가장 가파르게 상승한데다, 대선 후보들이 재건축 규제 완화 공약을 쏟아내면서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서울시가 한강변 ‘35층 룰’을 폐지하고 재건축 사업 속도를 높이는 ‘신속통합기획’을 도입한 것도 한몫 했다.





대선 결과 차기 윤석열 정부에서 재건축 정밀안전진단 기준 조정, 초과이익 환수제 완화 등 규제가 풀릴 것으로 기대되면서 시장도 조금씩 반응을 보이고 있다. 노원구 상계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대선 전 매수 문의가 끊기며 떨어졌던 호가가 다시 슬금슬금 오르고 있다”며 “매수 문의가 조금씩 늘어나면서 집주인들이 물건을 거둬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공인중개사도 “주요 재건축 단지는 대선 전 시장 급랭기 때도 거래가 됐다 하면 신고가를 기록했다”며 “다음 정부에서는 재건축 규제가 완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매도인들은 급할 것 없다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최근 몇 년 간 공급 가뭄으로 신축 아파트의 가격 상승이 두드러졌지만 앞으로는 재건축 대상인 준공 30년 전후의 아파트들에 관심이 집중될 것”이라며 “서울 뿐 아니라 일산·분당·평촌 등 1기 신도시에서도 재건축 이슈가 부각될 수밖에 없어 당분간 시장의 주도주는 재건축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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