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국에 최고 수준의 상호 관세를 부과하며 90일간 유예 대상에서도 제외시키자 무역전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중국은 마오쩌둥 주석의 연설 영상과 미국 전직 대통령들의 반(反)무역전쟁 발언을 연달아 게시하며 여론전에 나섰다. 미국의 압박에 맞서 내부 결속을 다지고, 국제사회에 ‘정당한 피해자’ 이미지를 부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최근 X(옛 트위터)에 마오쩌둥 전 주석의 1953년 전쟁 연설을 편집한 30초 분량의 영상을 올렸다. 영상 속 마오 주석은 “이 전쟁이 얼마나 오래 가더라도 우리는 싸울 것이며, 반드시 완전한 승리를 거둘 것”이라고 외쳤다. 이 연설은 6·25 전쟁이 막바지로 치닫던 시점,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나온 발언이다. 마오는 당시 “전쟁의 길이는 우리가 아닌 트루먼과 아이젠하워가 결정했다”며 책임을 미국에 돌렸다. 그러나 실제로는 전쟁의 발발과 장기화에 소련과 중국의 지원이 결정적이었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마오 대변인은 이어 11일엔 1964년 마오 주석의 유명한 ‘종이호랑이’ 연설 사진을 올렸다. 미국을 겨냥한 이 발언에서 마오는 “미국은 위협을 일삼지만 결국 종이호랑이에 불과하다”며 “허풍에 속지 말라. 한 번 건드리면 찢어진다”고 말했다. 이 연설은 ‘파나마 인민의 애국 투쟁’ 지지 발언으로도 알려져 있다.
12일에는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이 “세계 모든 문제에 미국식 해결책을 적용해선 안 된다”고 연설하는 영상이 공유됐다. 마오닝 대변인은 여기에 “세계 최강국일지라도 약간의 겸손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덧붙였다.
13일엔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1985년 연설 장면이 게시됐다. 영상에서 레이건은 “미국의 일자리를 없애고 실업을 부추기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무역 전쟁을 시작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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