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각 2008년과 2011년 출고량 정점을 찍고 내리막길을 걸어온 위스키와 막걸리 시장이 MZ세대를 중심으로 부활 신호탄을 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주요 판매 채널인 유흥시장에선 아직 큰 반등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지만 편의점을 통한 가정 내 소비가 급격히 늘어난 덕분이다. 위스키는 저도주와 싱글몰트 등 카테고리 다변화 전략을 중심으로, 막걸리는 아스파탐 등 인공 감미료를 넣지 않은 ‘프리미엄’을 중심으로 MZ세대를 끌어당기고 있다.
14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스카치 위스키 수입 규모는 1329만 달러로 전년 동기 550만 달러 대비 140% 상승했다. 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하기 전인 2020년 1월과 비교해보면 302% 늘어났다.
위스키 수입액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배경에는 편의점이 있다. GS25에 따르면 편의점의 위스키 매출은 2020년 46.2%, 2021년 60.8%, 2022년 2월까지 127.5% 증가했다. 이 같은 호조세는 편의점 주 고객 층인 2030세대가 이끌었다. 편의점에서 위스키를 구매하는 고객 중 2030세대 비중은 2020년 50%를 돌파한 데 이어 올 들어서는 70.8%까지 확대됐다. 최근 편의점은 발렌타인, 잭다니엘 등 블렌디드 위스키 일색의 라인 업을 깨고 최근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발베니 등 싱글몰트 위스키까지 들여다 놓으며 위스키 전문 채널로 진화하고 있다. 또 국내 대표 위스키 업체인 골든블루가 36.5도 위스키를 출시하며 ‘저도주’ 시장을 연 것도 위스키 시장 활성화의 중요 요소 중 하나로 꼽힌다.
막걸리 시장 역시 마찬가지다. 대학가를 중심으로 타올랐던 막걸리 시장은 2011년 5000억 원으로 매출 정점을 찍은 이후 내리막을 걸어왔다. 하지만 ‘프리미엄’ 막걸리를 중심으로 최근 긍정적 변화를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트렌드가 ‘무’(無)아스파탐'이다. 통상 막걸리를 만들 때는 단 맛을 내기 위해 아스파탐을 넣는데, 무아스파탐 막걸리는 아스파탐을 첨가하지 않고도 충분한 단 맛을 내기 위해서 쌀 함유량을 평균 이상으로 높인다. 이런 이유로 제조 단가가 일반 막걸리 대비 높아지기는 하나 산도와 당도가 뛰어나 젊은 층을 중심으로 찾는 이가 늘고 있다. 네이버쇼핑에서 판매 중인 막걸리의 경우 전체의 79%가 무아스파탐 막걸리일 정도다. 무아스파탐을 지향하는 대표적인 브랜드가 배상면주가의 ‘느린마을’이다. 지난해 배상면주가의 느린마을 막걸리는 1년 전보다 온라인 판매량이 83% 증가했다. 편의점 역시 막걸리 시장을 반등시키고 있다. 곰표 막걸리, 테스형 막걸리, 바밤바 막걸리 등 이색 협업 제품을 출시하면서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이색 협업 제품 등장으로 편의점에서 막걸리 매출은 평균적으로 40% 가까이 증가했다”며 “특히 2030 세대는 프리미엄 막걸리 등 신제품을 선호하고 있어 막걸리 시장에 활기를 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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