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지고 있는 러시아-우크라이나의 전쟁, 인플레이션 등의 악재로 코스피가 연일 휘청이고 있다. 최근 투자 심리가 극도로 위축됐지만 전문가들은 코스피 지수 2600선 이하에서는 ‘손절’보다 저가 매수가 낫다고 권하고 있다. 위드 코로나와 새 정부 출범 등 경기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히 유효한 상황에서 지금의 지수는 이익 대비 과도하게 하락했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0.59% 내린 2645.65로 거래를 마치며 5거래일 연속 2600선을 유지했다. 지난해 말 3000선을 넘나들던 지수가 13% 이상 내린 채 큰 반등도 없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약세장 진입에 대한 공포가 커지는 모습이다.
하지만 대다수 전문가는 증시를 둘러싼 악재가 여전히 많은 상황에서도 지금 매도하는 것은 실익이 없다는 의견에 힘을 싣고 있다. 경기 침체의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여전히 코로나19 이후 경기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꺾이지 않고 있는 데다 증시가 기업 이익 대비 지나치게 하락한 ‘과매도’ 구간에 진입했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실제 신영증권은 코스피 2600선에서 주식의 매도 실익이 없는 세 가지 이유로 △기술적 과매도 국면까지 진행된 지수 하락 △인플레이션 우려에도 불구하고 아직 견고한 경제 재개 모멘텀 △최근 주가 급락으로 주요국 배당수익률이 2~3%대까지 상승한 점을 들었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당사가 모니터링하고 있는 리스크 지표들은 모두 과매도 영역에 도달했는데 이런 경우는 지난 2011년 유럽 재정 위기와 2015년 신흥국 위기, 2020년 코로나19 위기 세 차례뿐이었다”며 “올해 신흥국과 선진국 모두 8~9%대의 이익 성장률이 예상되는데 올해 감익이 아니라면 분명히 매력적인 주가”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과거 저금리 환경에서 수혜를 누렸던 성장주보다는 인플레이션 환경에서 유리한 가치주 비중을 확대하자는 의견”이라고 덧붙였다.
대신증권 역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후로 단기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면서도 이 시기를 매도보다는 비중 확대의 기회로 삼기를 권했다. 특히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예상치 못한 빅스텝에 증시가 흔들려 2500선까지 하락할 경우는 최근 주가가 부진했던 반도체·자동차·2차전지·인터넷 업종을 위주로 비중을 늘리기를 조언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 시점에서는 글로벌 증시 급락세를 야기했던 경기와 통화정책 변수에 집중할 필요가 있는데 3월 FOMC를 지나며 금리 인상 속도·강도에 대한 우려는 정점을 지날 것으로 보인다”며 “이미 진정 국면으로 접어든 코로나19와 미국 고용 개선, 중국 경기 부양 등의 긍정적 나비효과가 시차를 두고 경기회복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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