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글로벌 무선 이어폰 시장에서 애플의 아성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카피캣(모방 제품)’ 평가를 받는 중국 샤오미에도 밀리는 양상을 보이며 힘겨운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최근 발표한 '2021년 무선 이어폰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시장 점유율이 7.2%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6.7%)보다 다소 상승한 수치지만 시장의 절대 강자인 애플 점유율(25.6%)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에 그친다. 특히 2위인 샤오미(9%)에도 1.8%포인트 밀렸다.
애플은 지난해 하반기 '에어팟3'를 선보이면서 기존 제품인 '에어팟2'와 '에어팍 프로'의 가격을 인하한 효과를 톡톡히 본 것으로 분석됐다. 애플은 무선 이어폰 시장에 처음 뛰어들 당시 에어팟 디자인이 '콩나물 줄기 같다'는 조롱을 받기도 했지만 현재는 북미와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독보적인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다만 무선 이어폰 시장 경쟁이 심화하면서 애플의 점유율은 소폭 줄어들었다. 2020년 30.2%에서 지난해 4.6%포인트 줄었다.
샤오미는 50~100달러(약 6만~12만원) 사이 제품에서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가격대는 중국 스마트폰 브랜드인 오포, 원플러스, 리얼미와 미국 및 유럽의 스컬캔디, JLab, 낫싱 등도 적극 공략하고 있다. 하지만 샤오미의 판매량 증감치는 공개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버즈’ 시리즈를 꾸준히 선보이며 무선 이어폰 시장에서 안간힘을 쓰고 있다. 또 올림픽 후원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제품 마케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에는 베이징 올림픽 쇼트트랙 금메달 리스트 최민정 선수가 경기 전 몸을 풀면서 ‘갤럭시버즈2’ 제품을 사용하는 장면이 화제가 된 바 있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지난해 ‘가격 승부수’까지 던지기도 했다. 최민정 선수가 사용한 ‘갤럭시버즈2’의 경우 지난해 8월 기존 시리즈보다 가격을 낮춘 14만9000원에 출시됐다. 에어팟3(24만9000원), 에어팟 프로(32만9000원)보다 10만원 이상 낮은 가격이다. 에어팟2(17만9000원) 보다도 가격이 낮다. 게다가 갤럭시버즈2는 에어팟2·3가 지원하지 않는 노이즈 캔슬링 기능까지 탑재해 가성비를 높였다.
갈수록 커지는 무선 이어폰 시장에서 이 같은 삼성전자의 노력이 본격적으로 성과로 나타나기 까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애플이 에어팟을 처음 출시한 2016년 100만대 규모였던 무선이어폰 시장은 지난해 3억대로 급성장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올해 전세계 무선이어폰 판매량이 1년새 2배로 증가한 6억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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